클라우드 게임 사업 시동 거는 넷플릭스… 기술적 난제 극복할 수 있을까

변지희 기자 2023. 8. 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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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페어링하는 iOS앱 출시… 클라우드 게임으로 확대
구글, 클라우드 게임 사업 접어… 기술적 한계
넷플릭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갖추면 충분히 성공”
넷플릭스 화면과 게임용 콘솔을 함께 배치한 이미지 컷./트위터 캡처

넷플릭스가 TV에서도 넷플릭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컨트롤러’ 앱을 출시했다. 아직 앱 내 호환되는 게임은 없고 베타 버전에 불과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게임 담당 조직을 확대하고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도 클라우드 게임 사업에 도전했다 실패를 한 선례가 있어 넷플릭스가 해당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넷플릭스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 강조

14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스마트TV의 넷플릭스 앱에서 게임을 아이폰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넷플릭스 게임 컨트롤러’ 앱을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앱을 실행하면 “TV에서 게임을 선택하고 안내에 따라 기기를 연결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앱 설명에는 “넷플릭스에 곧 공개됩니다”라고 돼 있을 뿐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게임 중 어떤 게임을 TV로 즐길 수 있는지, 언제 출시될 것인지에 대해 공지되지 않았다.

클라우드 게임은 고용량 게임을 이용자가 특정 기기에 설치할 필요 없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말한다. 넷플릭스가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 OTT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유료 가입자 수를 늘리려면 콘텐츠 다양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마이크 버듀 넷플릭스 게임개발 부사장은 작년 10월 “클라우드 게임 제공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 남부에 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오버워치 총괄 프로듀서가 이끄는 새로운 게임 스튜디오를 열 것이다”라고 밝혔다. 리앤 룸 넷플릭스 외부 게임 부문 부사장도 지난 3월 클라우드 게임 개발 현황과 관련해 “클라우드 게임을 어떤 화면에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부터 구독자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게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현재 50여개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구독자라면 게임을 광고나 추가 요금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기묘한 이야기’ ‘나르코스’ 등 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들이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통해서만 플레이가 가능한데, 이번 앱 출시를 통해 TV와 페어링하는 방식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클라우드 게임까지 지원하는 게 넷플릭스의 목표다.

넷플릭스 게임 소개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클라우드 게임 시장, 2030년 27조 규모로 성장

클라우드 게임 시장은 앞으로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억2000만달러(1조3600억원)에서 2030년 209억3000만달러(27조9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0년 새 20배 이상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드 게임은 구글도 실패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기술 구현이 녹록치 않다. 우선 통신 지연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통신 연결 상태에 따라 게임 서비스의 품질이 들쭉날쭉해질 수밖에 없다. 순간적인 반응 속도가 중요한 격투 게임이나 1인칭 슈팅류 게임에는 치명적이다. 서버를 여럿 배치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중앙 서버를 관리하는 비용에 비해 게임을 운용하는 효율이 줄어든다. 데이터 소모가 크다는 점도 단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 최고경영자(CEO)도 “클라우드 서비스가 놀라운 모델이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는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이 직접 서비스했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가 등장했을 때 업계에선 기술적, 물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구글은 4K 해상도와 낮은 지연율을 강조하며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3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구글의 실패가 기술적 문제보단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버듀 부사장은 “스태디아의 게임은 재미있었지만 비즈니스 자체가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며 “넷플릭스 스트리밍 구독 비용에 게임 비용이 포함될 것이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어디에서나 게임을 할 수 있는 매우 자연스러운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올해 40개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며, 사내 스튜디오에서 16개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또 파트너와 함께 개발 중인 게임도 70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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