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주 25% 줄었지만 가격은 올랐다···조선업은 순항 중

박순봉 기자 2023. 8. 1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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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7월 선박 발주는 감소했지만, 선박 가격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주는 줄었어도 되레 단가는 올랐다. 국내 조선사들은 이런 상황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발주를 선별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 조선사들은 월 기준으로 지난달 5개월만에 톤수 기준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되찾았다.

최근 5년간 7월 신조선가 지수 클락슨리서치 제공

조선 및 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14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312만CGT(표준선 환산톤수·858척)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67만CGT(1170척)과 비교하면 물량은 약 25%나 줄어들었다. 전체 선박 시장의 수요가 1년 만에 4분의 1 정도 감소했다는 의미다.

통상 수요가 줄었다는 건 불황의 조짐으로 여겨지지만 오히려 선박 가격은 올라 만회했다. 선박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신조선가 지수’가 지난달 말 기준 172.38을 기록했다. 조선업 호황기였던 2007년 5월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로도 10.8포인트 상승했다.

신조선가 지수는 199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잡고, 이후 선박 가격을 비교한다. 숫자가 커질수록 선박 가격이 상승했다는 의미다. 선종별 척당 가격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6100만 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60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2500만 달러다.

신조선가 지수가 연간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해는 대표적 호황기이던 2008년으로 186.7이었다. 당시와 비교해도 지난달 172.38은 92% 수준까지 올라온 수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주가 늘었고, 이에 따라 각 조선소는 건조 공간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수요는 줄었지만 오히려 가격이 높아지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조선사들이 지난 2년간 수주를 많이 해서 수주 잔고가 탄탄한 상태”라며 “이제는 돈이 되는 선박 위주로 수주를 가려서 하고 있어서 여전히 조선업은 상승세”라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달 수주 1위를 탈환했다.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333만CGT(96척)다. 한국은 이 중 146만CGT(29척)로 44%를 차지했다. 중국은 113만CGT(48척)로 34%에 머물며 2위로 밀려났다. 선박 수주 척수는 중국이 더 많지만 톤수로 환산하면 한국이 최대다. 한국이 선박 수주 점유율 1위가 된 건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이다. 한국과 중국은 선박 수주율을 두고 경쟁 중이다.

조선소 별로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1000만CGT로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한화오션 옥포조선소가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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