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초전도체가 뭐길래…끝나지 않는 논란

2023. 8. 14. 15: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LK-99 진위 둘러싸고 전세계 과학계 갑론을박
- 해외 학계선 회의론 대두, 한국초전도학회 9월초 검증결과 발표
초전도체 구현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세상을 바꿀 획기적 발명임에 틀림없는데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하는 상온 초전도체 정말 맞는걸까?”

국내 연구진이 꿈의 물질로도 불리는 상온에서 저항이 사라지는 이른바 ‘LK-99’로 이름 붙여진 초전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가 뜨거운 갑론을박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국내 학계가 본격적인 검증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해외 주요 학계에서는 LK-99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기존 극저온이 아닌 일반 저온 상태의 초전도성을 증명만 하더라도 획기적인 성과이기 때문에 최종 검증 결과가 나올때까지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초전도체는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전기저항이 0이라는 것은 에너지 소모가 없다는 뜻으로 전류를 손실없이 무한대로 전달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1911년 첫 초전도체 발견 이후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아직 어떤 금속이라도 영하 200도 이하 극저온이나 초고압 환경에서만 초전도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초전도 현상이 가능했었다. 이 때문에 세계 과학계에서는 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초전도체를 찾는 것에 주목해왔다. 상온 상압 초전도체는 시속 2만km의 자기부상열차, 전력손실 없는 지구적 전력망인 핵융합 발전, 스마트폰 크기의 슈퍼컴퓨터 등 꿈의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해당 연구진이 일종의 ‘개발 레시피’를 공개한 수준이고 과학기술계의 검증 단계를 거치지 않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미국, 중국, 인도 등 해외 학계에서는 LK-99 관련 초전도체가 아닐 것이라는 부정적 결론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8일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발표했다. CMTC는 “(LK-99는) 상온, 심지어 저온에서조차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그저 매우 높은 저항을 가진 저품질의 재료일 뿐이다. 진실과 싸우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데이터가 그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가 자석위에 떠있는 모습.[연합]

다른 연구 기관에서 나온 LK-99와 관련된 연구 논문도 초전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나는 인도 정부 소속의 실험실에서 나온 논문이다. 해당 실험실은 “LK-99에선 초전도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단지 반자성(diamagnetism)이 조금 있다”라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대 연구소의 연구에선 LK-99를 강자성체(ferromagnetism)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연구 발표에 앞서 LK-99가 강자성일 것이란 예상이 제기돼 왔다. 지난 6일엔 하버드대 소속 연구진이 강자성체를 이용해 LK-99와 유사한 형태의 공중부양 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심지어 CMTC는 LK-99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물질일 가능성도 부인했다. 이들은 “반자성체이기만 해도 LK-99가 흥미롭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LK-99에 들어가는 재료인 구리(Cu), 납(Pb), 인(P)은 반자성이다”고 전했다.

한국초전도학회, 시료 확보 9월초 검증결과 발표 예정

이와 관련 ‘LK-99’ 검증에 나선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2주내에 샘플(시료)를 제작하고 이후 1주일 내에 측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퀀텀에너지가 발표한 두 편의 아카이브 논문과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현 단계에서는 해당 물질이 상온초전도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검증위원회를 설치, 실험 및 이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검증위는 “수급 문제가 됐던 황산납이 다음주 초 확보될 예정”이라며 “LK-99 시료 합성 및 측정결과가 나오는데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퀀텀에너지 측에서 시편을 제공한다면 회원들의 소속 연구기관에서 교차측정을 할 예정이며 고려대 성균관대 서울대 등의 연구실에서 재현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 이라고 설명했다.


퀀텀에너지측의 제공이나 자체 합성으로 시료가 확보되면 ▷전기저항 ▷자기특성 ▷상전이특성 ▷외부 자기장 반응성 성분 및 구조분석 등이 측정된다. 다만 검증결과는 퀀텀에너지연구소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시일이 더 소요될 가능성도 높다.


검증위는 “해외에서 발표된 LK-99가 초전도체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연구결과 등을 봤을 때 전체적으로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라면서 “검증위는 교차측정 및 재현실험이 완료될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