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선탠을?…징검다리 연휴 맞아 막바지 피서객 도심 곳곳 '북적'
(서울=뉴스1) 유민주 장성희 김기성 기자 = 14일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서울 도심 곳곳이 막바지 피서를 즐기는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도심 여름 피서객을 위해 마련된 행사장과 먹자골목에는 물놀이 나온 가족들, 연차를 쓴 직장인들, 출국 일정을 미룬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 등으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잠실 한강공원 '해변쉼터'에 설치된 선베드와 파라솔에는 평일 오전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개장 시간이 다가오자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자를 눌러쓰고 삼삼오오 편한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일부 시민은 책을 무릎 위에 펼쳐두고 낮잠을 청했다. 선베드에서 동화책을 펼친 한 여성은 딸에게 퀴즈를 내며 웃음꽃을 피우며 모처럼 여유를 즐겼다.
한강변에 살고 있다는 나삼주씨(66)는 "여름에 이런 휴식 공간이 계속 설치됐으면 좋겠다"며 "운영 기간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선베드에서 책을 읽던 배추자(60)시는 "손주들을 봐주러 지방에서 잠깐 올라왔는데 갈 곳이 없어서 고민하다가 아이들 데리고 구경 왔다"며 "한강이라 바람도 선선히 있고 미술관 정원도 잘 보이고 자리도 편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해변쉼터는 해수욕장처럼 한강 물에 발을 담글 수는 없지만 한강을 바라보며 선탠을 하거나 비치 발리볼을 즐길 수 있다. 이달 12일부터 9월10일까지 한 달간 무료 개방된다.
같은 시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분수대 근처는 시원한 물줄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물놀이 복장을 하고 손으로 솟아오른 물줄기를 어루만지던 한 아이는 물총에 물을 채우기도 했다.
분수대 근처 정자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던 김모씨(37·여)는 "아이들과 함께 실내만 다니기 답답해서 가볍게 물놀이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광장으로 나왔다"며 "너무 더워서 오래 놀진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즐거워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연휴를 함께 즐기고 있는 잼버리 스카우트 대워들의 모습들도 종로구 인사동 거리에 심심치 않게 보였다. 꿀타래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벨기에 대원은 "끊이지 않고 만들어내는 게 참 신기하다"며 "한국사람들은 손기술이 좋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인사동에서 전통차 체험을 한 노르웨이 대원 비가드는 "차를 마시고 안정된 느낌을 받았다"며 "한국에서만 할 수 있는 이곳만의 문화를 직접 배우고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 "하루 연차에 4일 휴식 흔치 않은 기회"…평일 휴식 즐기는 직장인들
징검다리 연휴로 이날 연차를 쓴 직장인들도 모처럼 평일 낮에 여행길에 오르고 있었다.
오전 9시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탑승입구에서 만난 피서객들은 비교적 옷차림으로 짐도 가벼워보였다. 3명 중 1명꼴로 캐리어를 끌거나 가볍게 백팩을 메고 버스를 기다렸다.
강원도 삼척으로 떠난다는 직장인 A씨는 "오늘 내일 1박2일로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오려고 연차를 썼다"며 "가서 막국수를 먹고 바다랑 근처 카페에서 쉴 예정"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양행 버스를 기다리던 윤현우씨(31)는 "여자친구와 함께 서핑을 배우러 이번 연휴에 연차를 냈다"며 "가격은 아무래도 평소보다 비싸지만 휴일끼고 연차사용하는 것을 좋아해서 이 날짜로 골랐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올라온 취업준비생 공진욱씨(27)는 "서울에 모처럼 친구들과 놀기 위해 올라왔다"며 "온김에 치과와 병원도 갔다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차를 썼지만 집안이나 동네에서 여유를 즐긴다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직장인 진모씨는 "이번에 휴가를 안 쓰면 오래동안 쉴 일이 없을 것 같아 사용했다"며 "숙박시설은 비싸서 포기하고 느즈막이 일어나서 여유롭게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하루 연차 내고 4일 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동네에서 냉면도 먹고 카페 다니면서 쉬고 싶다"고 말했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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