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채무 상환 능력 파악해 주는 금융시장의 등대죠
“국제 신용 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국가 재정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하는 가운데 부채 한도와 관련해 정치권의 교착 상태가 반복되는 점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 2023년 8월 3일 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
이렇게 세상을 들썩거리게 한 ‘신용 등급’이란 무엇일까요? 신용 등급을 매기는 신용 평가사는 어떤 곳이며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신용 등급은 개인이나 회사, 또는 국가가 채무 상환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등급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어떤 나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그 나라 경제의 성장성과 재정 건전성 등을 토대로 측정한 ‘국가신용 등급’부터 개별 기업이 발행한 채권의 신용도를 매긴 ‘기업신용 등급’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신용 등급은 돈을 빌리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간 ‘정보의 비대칭’ 문제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돈을 빌려줄 때 과연 차입자(빌린 사람)가 제때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아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채무 상환 가능성을 제일 잘 아는 건 차입자 본인이기 때문이지요.
이런 정보 비대칭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신용 평가 회사(CRA: Credit Rating Agencies)입니다. 이들은 돈을 빌리거나 증권을 발행하는 국가, 기업, 금융기관의 재무 상황이나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해 종합적 신인도를 등급으로 평가하고 시장에 제공합니다. 이런 업무를 신용 평가라고 합니다.
현대적 의미의 신용 평가는 미국 금융인 무디(J. Moody)가 미국 철도 채권의 신용등급을 1909년 발표한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신용 평가사가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 평가사 체제가 만들어졌습니다.
신용 평가사들은 성장률이나 외채, 외환 보유액, 재정 건전성, 정치적 안정성 등 정치·경제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가신용 등급을 매깁니다. 기업에 대해선 해당 기업의 재무 상태, 경영 성과, 잠재적 위험 등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죠. 등급은 21~22개로 나뉘고, 크게 상위 10개의 투자 등급과 그 아래의 투기 등급으로 나뉩니다.
신용 등급이 국가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의 금리를 좌우하기에 신용 평가사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채권의 신용 등급이 떨어지면 금리가 높아지고, 보유 중인 채권값이 떨어지기에 채권 투자자들 역시 신용 평가사의 결정에 희비가 엇갈립니다. 한국도 아닌 미국의 신용 등급 하락이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기며 전 세계 주식시장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진 것만 봐도 그 힘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비판도 만만찮습니다. 위기 징후를 포착하지 못하다가 위기가 발생한 뒤에 신용 등급을 내리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기 때문이죠. 3대 신용 평가사들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 위기 직전까지도 한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국들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다 위기가 본격화하자 신용 평가 등급을 5단계 이상 급격히 하향 조정해 오히려 외환 위기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도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하던 날 오전까지도 이 회사의 기업 어음(CP)을 투자 적격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황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신용 평가가 금융시장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해 보자.
2. 신용 평가사들이 어떤 기준으로 신용 등급을 매기는지 정리해 보자.
3. 미국 신용 등급 강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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