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김준한 "제 부족한 액션, 정우성 리액션으로 살렸죠"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배우 겸 감독 정우성이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화 '보호자'에서 배우 김준한은 주인공 수혁(정우성 분)과 대적하는 성준을 연기했다.
폭력 조직에 몸을 담았다가 살인죄로 10년간 감옥살이를 하고 출소한 수혁은 딸의 존재를 알게 돼 '평범한 삶'을 살기로 하지만, 조직의 2인자인 성준은 킬러 우진(김남길)과 진아(박유나)에게 수혁을 제거하라고 시킨다.
수혁의 목숨을 노리는 건 주로 우진과 진아지만, 몇몇 장면에선 성준도 폭력에 가담한다.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대선배인 정우성과의 액션 대결은 김준한에게 영광이면서도 한편으론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한다.
"제가 힘있게 나가야 하는 장면에서 조금 부족했던 부분은 선배님(정우성)이 '리액션'으로 많이 살려준 것 같아요."
'보호자' 개봉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준한은 이 영화의 액션 장면 촬영을 이렇게 회고하면서 웃었다.
그는 성준이 수혁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는 장면에 대해 "평소에도 액션을 찍을 땐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지만, 이번엔 우리나라 국보와 같은 얼굴에 절대로 손상을 일으키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었다. 평소 10㎝ 거리를 두고 연기했다면 이번엔 12㎝, 13㎝로 한 것 같다"며 농담하듯 말하기도 했다.
또 "선배님이 친절히 대해준 것도 제가 많이 긴장한 걸 잘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편하게 임할 수 있게 해줬다"고 돌아봤다.
촬영 현장에서 정우성은 김준한의 상대 역일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연출을 끌어가는 감독이기도 했다.
김준한은 정우성이 배우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액션 아이디어를 줄 땐 너무 마음에 와닿아 현장에서 적용하기 편했고, 재밌게 만들어볼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2005년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로 데뷔한 김준한은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시간', '슬기로운 의사생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 등에 출연했다. 영화 출연작으로는 '나랏말싸미'(2019)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등이 있다.
김준한이 '보호자'에 캐스팅된 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정우성과 함께 출연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김준한을 눈여겨본 정우성이 회식 자리에서 그에게 연락처를 물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분이 제 연락처를? 그럼 (번호를) 절대 안 바꿔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캐스팅 연락이 와 너무 감사했죠."
'보호자'에서 성준이 수혁을 제거하려고 하는 건 열등감 탓이다. 그는 수혁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으려는 듯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찌질함'이란 단어가 어울린다.
김준한은 "사실 찌질한 걸 좋아한다. 찌질한데 재밌는 사람이라든지, 어딘가 마음이 가는 착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찌질함이란 걸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 기대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준한은 수지 주연의 '안나'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그는 "'안나'를 찍기 전에 '보호자'를 찍었다"며 "'안나'에서 연기할 땐 '보호자'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까진 조금 무겁고 묵직한 연기를 꽤 많이 한 것 같은데 앞으론 따뜻하고 재밌는 이야기나 함께 웃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 같은 것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보호자' 출연을 계기로 액션에 대한 열정도 커졌다.
지난 9일 '보호자' 시사회에서 정우성을 '액션 장인'으로 치켜올렸던 김준한은 "선배님이 굉장히 오랜 시간 노력해온 게 저렇게 응축된 결과로 빚어진다는 게 놀라웠다"며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우성 스타일보다는 김윤석 스타일의 액션이 자기에게 좀 더 어울릴 거라고 봤다.
"김윤석 선배님이 '황해'나 '추격자'에서 뛰는 모습이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져요. '맞아, 사람이 항상 멋있게 뛰기만 하는 건 아니지, 범인을 쫓다가 너무 지치면 저런 움직임이 나오겠구나'하는 생각에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그런 연기가 제 취향에 맞는 거 같아요."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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