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폭스콘에 AI 서버 주문… ‘애플GPT’ 개발 속도내나

박수현 기자 2023. 8. 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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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폭스콘산업인터넷(FII)과 AI 서버 공급 계약”
AI 학습에 활용 전망… 생성형 AI 개발 본격 신호탄?
챗봇 구축, 인력 채용 보도 잇따라… R&D 투자도↑
기술 한계로 상용화 시간 걸릴 듯… “내년 지나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5일(현지시각)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3′를 열고 신제품 시연 후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우리는 시장 출시에 맞춰 제품을 공개한다. 그게 우리 방식이고, 나는 이 방식을 고수하고 싶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지난 4일(현지시각) 2023년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中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관한 언급을 삼가는 이유에 대해

폭스콘이 아마존웹서비스(AWS), 오픈AI, 엔비디아에 이어 애플에 인공지능(AI) 서버를 공급할 전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생성형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쿡 CEO는 앞서 관련 투자로 올해 1~3분기(회계연도 기준) 연구개발(R&D)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조원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14일 대만 이코노믹데일리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폭스콘 자회사 폭스콘산업인터넷(FII)에 베트남산(産) AI 서버 독점 공급 계약을 발주했다. 구체적인 규모 및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공급망 탈(脫)중국화 전략의 일환으로 특별히 베트남산 서버를 주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애플은 FII로부터 공급받은 서버로 AI를 학습시킬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에 공급망 다변화 전략은 물론 생성형 AI를 개발하려는 ‘야망’이 깔려있다고 평가했다.

애플의 생성형 AI 개발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존 지아난드레아 머신러닝·AI 전략책임자와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을 주축으로 한 소규모 조직을 꾸리고, 지난해 말 생성형 AI 기반 챗봇 ‘애플GPT(가칭)’를 구축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애플GPT는 오픈AI의 ‘챗GPT’와 외관 및 기능이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일부 직원들에게 접근 권한을 주고 제품 프로토타입 제작 등에 애플GPT를 활용 중이며, 내년 중 중대한 사업 계획을 발표할 구상이다.

지난 5일(현지시각)에는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주 시애틀,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 등 세계 주요 지역에서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 관련 직군 12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해당 공고에서 “우리 회사의 제품과 미래에 영향을 미칠 야심찬 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LLM에 대한 기초 연구부터 LLM을 모바일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인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쿡 CEO도 얼마 전 “생성형 AI를 비롯한 AI 기술 전반에 대한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왔다”며 입을 열었다. 생성형 AI 열풍 가운데 유독 말을 아껴온 그는 지난 4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이 분야 기술 투자를 이어가며 우리의 제품을 혁신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대규모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는 건 R&D 지출 내역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R&D 비용으로 226억1000만달러(약 30조532억원)를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억2000만달러(약 4조1471억원) 더 늘어난 규모로, 쿡 CEO의 발언은 생성형 AI 개발에 이만큼의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시점도 챗GPT가 등장한 시기와 맞물린다.

미국 IT 전문매체 매셔블은 이에 대해 “쿡 CEO는 그간 ‘생성형 AI’라는 버즈워드(유행어 또는 신조어)를 사용하는 대신 자사 제품에 도입한 다른 AI 기능들을 강조해왔는데, 이번에는 생성형 AI향(向) 투자를 콕 집어 말했다”며 “애플 사용자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챗GPT와 비슷한 기능들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다.

애플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시리'가 아이폰에서 작동하는 모습. 애플은 시리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애플

다만 애플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생성형 AI를 개발, 고도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이 낸 채용 공고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이 클라우드 기반 모델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LLM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LLM을 압축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애플이 내년 중 AI 컴퓨팅과 하드웨어 제품을 통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업계는 애플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자사 하드웨어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접목할 경우, MS가 주도하고 있는 지금의 시장 판도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지난 2월 전 세계 활성 기기 수가 20억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이를 기반으로 지난 6월까지 게임, 영상 콘텐츠, 카드, 광고 등 전 서비스에 걸쳐 확보한 유료 구독자는 10억명이 넘는다.

국제 웹 표준화 기구 ‘W3C’에서 자문을 맡았던 사이버보안 컨설턴트 루카쉬 올레이니크는 “애플의 단기 목표는 생성형 AI를 기존 제품에 입혀 즉각적으로 생산성과 효용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인터넷에 연결하거나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낼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AI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앱을 더 빠르게 작동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데이터를 더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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