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前수사단장, 수사심의위 신청…혐의 '집단항명 수괴→항명'(종합)

박수윤 2023. 8. 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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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공정한 수사를 받게 해달라며 14일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박 대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이날 오전 등기우편으로 국방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보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저희가 민간 법무전문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아 선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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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심의위원 선정절차 진행…공정성 우려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10일 오후 국방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고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관련 사항 보고를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병주 의원실로 향하고 있다. 신 차관 왼쪽은 유재은 법무관리관. 2023.8.10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다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대령)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공정한 수사를 받게 해달라며 14일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박 대령 측 김경호 변호사는 이날 오전 등기우편으로 국방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보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고 이예람 공군 중사 사망사건 이후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된 기구다.

심의위원회는 민간을 포함해 5∼20명으로 구성되며,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 제기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심의한다.

다만 소집을 신청한다고 무조건 위원회가 열리지는 않는다. 신청서가 들어오면 국방부 검찰단장이 심의위원중 5명을 선정해 이 문제를 다룰지 논의하게 된다. 이들의 결정에 따라 수사심의위 개최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다.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때 구성됐던 심의위원들은 2년 임기가 만료돼 다시 위촉돼야 한다. 그런데 위원 선정 과정에 국방부가 개입할 수밖에 없어 일각에선 공정하게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 당사자중 한 명인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령 측은 법무관리관이 지난 8월1일 전화로 '죄명을 빼라, 혐의자 및 혐의사실을 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저희가 민간 법무전문 관련 단체로부터 추천받아 선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 대변인은 '선정 절차에서 법무관리관은 배척해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법무관리관이 주어진 권한과 역할 내에서 수사심의위원회를 법과 규정에 따라서 처리되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배척해야 한다는) 그런 의견이 법리적으로 맞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집단항명' 혐의 박정훈 해병 수사단장 국방부 조사 거부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고(故)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 앞에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군 검찰단 출석이 예정됐던 박 전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2023.8.11 clap@yna.co.kr

앞서 박 대령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해병 1사단장 등 8명이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국방장관 결재하에 경찰에 인계하려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인계 보류로 방침을 바꿨고 박 대령이 이에 따르지 않자 그를 '집단 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자 박 대령은 사건을 축소하라는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군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에게 적용했던 혐의를 '집단항명 수괴'에서 '항명'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군검찰은 경찰에 수사자료를 인계한 해병대 수사단 광역수사대장과 부사관 등 2명도 공동정범으로 봤지만, 이들은 박 대령의 지시를 단순히 따른 것이라고 판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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