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 글래스 50g 이하로 가볍고 패셔너블해야 대중화될 것"

[인터뷰] 아사프 아슈케나지 애브리사이트 CEO...BMW와 '스마트글래스' 협업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AR 글래스는 50g을 넘지 않고 패셔너블해야 대중화 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독일 BMW그룹의 모토사이클 브랜드 BMW 모토라드가 라이더용 AR 글래스 ‘커넥티드라이드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한다는 소식은 IT 업계에 이목을 끌었다. 이 소식은 AR 글래스가 진정한 대중화의 길에 들어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BMW가 AR 글래스를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스라엘 스마트글래스 업체 애브리사이트의 공이 크다.

아사프 아슈케나지 애브리사이트 CEO(사진=지디넷코리아)

애브리사이트는 1985년부터 F16 전투기 군용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업 엘빗시스템에서 스핀오프(분사)돼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엘빗시스템은 항공우주 파일럿용 증강현실 시스템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애브리사이트는 군용 제품을 만들던 기술을 바탕으로 2017년부터 1세대 AR 글래스 ‘랩터’를 자전거 사이클, 스키 등 아웃도어 스포츠 시장을 타깃으로 판매했고, 2019년에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후 올해 애브리사이트는 성능과 디자인 완성도를 높인 2세대 AR 글래스 ‘매버릭(Maverick)’을 출시했다. BMW와 함께 선보인 ‘커넥티드라이드 스마트글래스’는 애브리사이트 2세대 AR 글래스 기술이 적용된 협업제품이다.

아사프 아슈케나지 애브리사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디넷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2년전 BMW 측으로부터 모터사이클용 AR 글래스를 개발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와서 ‘커넥티드라이드 스마트글래스’를 협업해 출시하게 됐다”며 “애브리사이트 AR 글래스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로 연결돼 글래스 디스플레이에서 주행에 필요한 내비게이션 정보, 주행속도, 문자 메시지, 알림 등을 알려준다. 라이더는 손이 자유로워져 안전하게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D 가속도계, 3D 자이로, 3D 자력계 센서가 포함돼 있어 상하로 틸딩, 좌우로 회전 등을 정확하게 수신할 수 있다.

애브리사이트 2세대 AR 글래스 ‘매버릭' (사진=애브리사이트)

47g에 안경과 유사한 디자인...시력교정·자외선 차단 가능 

에브리사이트의 2세대 ‘매버릭’ 제품의 가장 큰 차별점은 뛰어난 AR 글래스 성능뿐 아니라 일상생활용 안경과 유사한 디자인이다. 기존에 출시된 VR 헤드셋, AR 헤드셋은 너무 무겁고 크기 때문에 착용했을 때 우스꽝스러워 보이곤 했다. 매버릭은 디자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에 속하는 IF와 레드닷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아슈케나지 CEO는 “매버릭은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안경처럼 작고 가벼운 무게가 차별점”이라며 “메타(오큘러스 )등 VR 헤드셋은 500~600그램(g)으로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2시간 이상 사용하기에 어렵고, 이런 특징으로 실내용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반면 애브리사이트의 매버릭은 47g 무게로 가볍고, 실내외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투시력이 높으며, 근시·난시 시력교정을 위한 RX 렌즈를 별도로 주문해 삽입할 수 있다. 또 날씨에 따라 선글라스처럼 변형시켜 사용할 수 있고, 렌즈를 손쉽게 제거하거나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안경 무게는 50g 이하다. 일반 안경 무게가 35g인데, 나머지 15g에 스마트글래스의 기능과 시력 교정용 렌즈, 배터리까지 담아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라며 “애브리사이트 AR 글래스는 이 모든 난제를 해결한 제품이다”고 강조했다.

2세대 제품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1세대 보다 배터리 사이즈가 작아졌음에도 사용시간은 8시간 이상으로 더 길어졌다. 단, 라이프스타일, 사용 용도에 따라 사용 시간에 차이가 난다. 또 소니 마이크로 OLED 패널이 탑재돼 실내외, 낮과 밤에도 생생한 화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 사이즈는 미디움, 라지 등 두 가지로 출시된다.

애브리사이트 AR 글래스 '매버릭'은 패셔너블한 디자인과 안경처럼 작고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사진=애브리사이트 홈페이지)

'개발자 에디션'으로 B2B 시장 공략...스마트제조 활용 기대 

애브리사이트는 1세대 AR 글래스를 사이클링, 모터사이클 등 스포츠 시장 B2C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2세대부터는 B2B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애브리사이트의 웹페이지에서 ‘매버릭 개발자 에디션’을 판매하면서 여러 개발자가 매버릭 AR 글래스를 활용하는 앱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아슈케나지 CEO는 “399달러 가격의 매버릭 개발자 에디션에는 1년 개발자 라이선스(SDK)와 매버릭 AR 글래스가 포함됐다”라며 “애플, 안드로이드 OS처럼 여러 사람이 다양한 기능의 앱 개발해 스포츠용뿐 아니라 생성형AI, 스마트공장,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 매버릭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애브리사이트 AR 글래스로 날씨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사진=애브리사이트)

특히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기 어려운 제조 현장에서 AR 글래스를 통해 메시지를 확인하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 여행지 또는 처음가는 곳을 갈 때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는 것보다 AR 글래스의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손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어 유용하다.

아슈케나지 CEO는 “BMW가 ‘커넥티드라이드 스마트글래스’를 우선 출시하는 국가 중 한국이 포함됐다”라며 “이렇듯 한국은 AR 글래스 개발과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현재 여러 한국 기업과 AR 글래스용 앱 개발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라며 “협업을 통해 AR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곧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