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규모 해외 마약류 반입한 조직...전국 1300곳에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

압수된 마약. /일산동부경찰서

필로폰·액상대마·케타민 등 700억원 규모 해외 마약류를 국내로 반입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300곳이 넘는 전국 주택가 곳곳에 이른바 ‘던지기’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국내 총책 A씨와 밀수자, 관리책 등 6명을 구속하고,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투약자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베트남에서 이 범행을 총괄한 해외 총책 B(45)씨에 대한 소재를 파악해 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요청했다.

A씨 등은 지난 4~5월 베트남 등 해외에서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22㎏을 국내로 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외 총책 B씨가 해외에서 밀수책에게 마약류를 전달하고, 밀수책은 항공기 기내로 이를 반입해 국내로 들여왔다. 액상 마약은 술로, 고체 마약은 비타민으로 위장했다.

국내 총책 A씨는 오피스텔을 임대해 마약류를 소분 작업장으로 활용했다. 마약 보관책, 이른바 창고지기는 전세버스 화물칸을 마약창고로 써 경찰의 단속을 피했다. 운반책 2명은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전국 각지의 주택가 배전함과 에어컨 실외기, 온수관 등 1300여곳에 마약을 숨기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했다.

구체적으로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자를 모은 후 마약 거래가 성사되면, 미리 숨겨놓은 좌표를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들이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판매한 마약은 3㎏가량으로 파악됐다. 거래는 자금 흐름을 숨기기 위해 가상화폐만 이용했다.

마약 범행 조직도. /일산동부경찰서

경찰은 필로폰 7.2㎏, 케타민 2.8㎏, 액상대마 1.9㎏, 엑스터시 4018정, 신종마약 ‘포도(엑스터시+필로폰)’ 296ｇ 등 총 19kg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7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다. 경찰은 마약 판매 수익금 348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베트남에 있는 총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신청해 계속 추적하고 있다”며 “마약류가 은닉된 1300곳에서 마약류를 매수한 매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