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요식업계 '여름 불경기'…"중국인 관광객, 소비 신중"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이 올해 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현지 요식업계는 '여름 불경기'를 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상 회복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홍콩 주민들은 해외여행을 나간 가운데 3년 만에 홍콩에 돌아온 중국 관광객들은 소비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고임금을 자랑하는 홍콩 현지 금융권 종사자들도 소비를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이전 부유한 중국 관광객들과 비즈니스 여행객들을 주로 상대해온 고급 레스토랑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뚝 떨어졌고, 일부 유명 레스토랑들은 폐업을 발표했다.
홍콩에서 레스토랑 3곳을 운영하는 호주인 셰프 셰인 오즈번은 SCMP에 "사업이 잔인할 정도로 조용하다"며 예년 여름과 비교해 매출이 약 40%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3곳 중 미쉐린(미슐랭) 1스타 식당인 '아케인'을 언급하며 "토요일 밤에 한 테이블도 손님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이는 전례 없는 일로, 지난 9년간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기 뷔페 레스토랑 라스칼라는 오는 28일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식당 체인 카스텔로 콘셉트는 9개 매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SCMP는 "전문가들은 홍콩이 다른 지역보다 늦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데다 비싼 호텔비와 항공료, 적은 여객기 편수 등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홍콩을 덜 찾고 있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 주민들은 해외로 나가거나 주말에 중국 선전으로 넘어가 식사와 쇼핑을 한다"며 선전 포시즌 호텔 식사 비용은 홍콩 포시즌 호텔의 약 절반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1천650만명이 홍콩을 찾았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의 47% 수준이다, 방문객의 79%는 중국 본토 여행객이다.
그러나 44개 지점을 거느린 레스토랑 체인 캄키의 레이 추이 회장은 중국 여행객들이 예전과 달리 홍콩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대신 쇼핑과 식사만 하고 잠은 선전으로 넘어가 자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콩의 5성급 호텔은 선전보다 최대 6배 숙박비가 비싸다고 덧붙였다.
레스토랑 체인 옥타보의 영국인 셰프 네이선 그린은 여행 제한이 여전했던 작년과 비교해 매출이 최소 50%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SCMP에 "센트럴(홍콩 중심가)의 토요일 밤은 죽었다"며 "홍콩은 언제나 다이내믹했다. 내가 9년 전 홍콩에 처음 왔을 때는 밤 11시 30분에도 여전히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심야의 다이내믹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은행가들은 지갑을 잘 열지 않고 비즈니스 출장자들은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 둔화 여파가 홍콩에 미치면서 일상 회복에도 홍콩의 경제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요식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 홍콩에서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등 많은 행사가 예정돼 있어 더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콩의 매력을 계속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남은 기간 홍콩을 찾는 여행객들이 민간 소비와 함께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라며 홍콩이 관광객 유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경제 회복을 공고히 하기 위해 민간 분야와 함께 야간 경제 되살리기에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국가보안법이 관광객 유입에 영향을 끼친다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날 찬카킁 홍콩과기대 교수는 라디오 방송 출연 후 기자들에게 "홍콩은 서방 매체의 선전전 탓에 또 다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많은 이들이 홍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더 많은 전시회와 기업회의를 유치해 더 많은 이들이 홍콩에 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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