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는 바로 나"…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 HBM 시장 대격돌
HBM, D램 대비 빠른 처리 속도로 AI 연산에 적합
삼성·SK, 하반기 HBM 수요 확보 '집중'…차세대 기술력 확보도 '속도'
[더팩트|최문정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기술력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하반기 본격 반등이 예상되는 반도체 업황에 개선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구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폭발에 맞춰 생산량 증대에 나섰다.
HBM은 기존 메모리반도체인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올려 성능을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2013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HBM은 D램과 비교했을 때 데이터 전송 속도인 대역폭이 약 128배 높아 실시간 AI 연산과 같은 방대한 양의 연산도 무리없이 처리할 수 있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주도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점유율 50%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0%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트렌드포스의 점유율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지난 달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는 사내 소통행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HBM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0% 이상이다"라고 밝혔다. 트렌드포스의 조사결과와는 달리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1위라는 것을 돌려서 밝힌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최신 규격인 HBM3를 앞세워 기술 경쟁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악화된 경영 실적을 빠르게 회복한다는 목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HBM 시장 선두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 제품 사업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HBM3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고객 오퍼(요청)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기가비트 중반을 넘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비해 생산성 확대를 위한 공급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며 "내년 HBM 캐파는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마케팅 담당 부사장도 지난달 26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 매출이 지난 4분기 대비 빠르게 올라서며 전체 D램 매출의 2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HBM 로드맵은 현재 엑셀러레이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 업체들과 협력해 출시 간격을 잘 지켜봐야 한다"며 "HBM은 약 2년 간격으로 제품 수명주기(라이프사이클)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이 부분을 감안하면 2026년경부터는 HBM4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SK하이닉스는 거기에 맞춰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사 중 하나인 엔비디아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그래픽 콘퍼런스 '시그래프 2023'에 참석해 슈퍼 GPU 'GH20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생성형 AI 등 고성능 컴퓨팅 작업에 최적화된 모델로 HBM3E(4세대 제품)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 수준에서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HBM 공급량이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0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전체 HBM 시장점유율 9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미국의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세에 밀려 5% 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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