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현장에” 국내·외 가리지 않고 발로 뛰었다 [이재용 사면 1년]

허인회 기자 2023. 8. 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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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나흘 만에 현장으로…성별·세대 구분없이 소통 강화
공식 출장만 10차례…글로벌 리더 만나며 신사업 구상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지난해 8월12일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당합병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한 뒤 나와 복권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 및 복권이 된지 1년이 됐다. 당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소회를 밝혔던 그가 1년간 보였던 행보의 방점은 '현장 경영'에 찍혀 있다. 지난해 10월 회장 자리에 오른 뒤 첫 일정이 국내 협력사 방문이었고, 글로벌 네트워크 재구축을 위해 10차례, 12개국 출장을 다니며 현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방문 목적은 다소 달랐다. 국내에선 상생과 배려를 강조한 반면, 해외에선 미래 신사업 먹거리를 위해 발로 뛰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워킹맘, MZ 등과 소통…'상생' 협력도 강조

지난해 8·15 복권 이후 이재용 회장의 행보는 숨 가빴다. 한동안 잠행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복권 나흘 만에 기흥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착공식에 참석하며 경영 활동 재개를 알렸다. 이후 약 보름동안 4차례 삼성SDS, 삼성엔지니어링 등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사업장을 방문, 경영진과의 전략 논의 및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소통을 이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워킹맘과의 접촉면을 늘렸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다양한 계열사의 워킹맘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직장과 가정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듣고, 사내 어린이집을 방문해 운영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올 초에는 자녀를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MZ세대와의 만남도 눈에 띈다. 이 회장은 MZ세대 직원들로부터 차기 전략 제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신입사원들과 만나 고민을 듣는 등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소통을 이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워킹맘, MZ 등 사내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했던 행보에 대해 재계에선 '뉴삼성'을 위한 조직문화 개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통해 유능한 인재들이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이후엔 '상생'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그가 취임 후 첫 공개행보로 택한 곳은 광주광역시 소재 협력회사인 '디케이'였다. 디케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상생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번째 행보로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했던 부산의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을 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잇단 중소기업 방문에 대해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28일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협력회사 '디케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디케이 직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미래 먹거리 발굴 위해 전 세계로

국내에서 '소통'과 '상생'을 내세워 현장을 찾은 이 회장은 해외 출장에도 열을 올렸다. 지난 1년 동안 공식적인 출장은 10차례로 12개국을 찾았다. 비공식 일정과 경제사절단 방문까지 합치면 더욱 늘어난다.

그는 북미, 중남미, 유럽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방문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가 하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다수의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도 만났다.

이 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주된 목적은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과 비즈니스 트렌드 파악,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서였다. 이 가운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자동차, 로봇,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미래 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과 상호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최근 1~2년 사이에 다시금 여실히 드러났다"며 "반도체를 이을 또 다른 장기 주력 사업들이 성장해야 '뉴삼성'의 목표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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