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배우자·자녀 국회 질의에 46차례나 답변 거부
방통위원장 청문회 불과 나흘 앞두고 첫 자료 제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4일 배우자, 자녀 등 직계존비속과 관련한 국회 질의에 “사생활 노출의 우려가 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를 제출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나흘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첫 자료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 자료에서 총 46차례나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로서 사생활 노출의 우려가 있어 이를 제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배우자와 자녀들의 재산형성 과정 등을 묻는 질의에 모두 이같이 답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배우자의 골프·호텔 회원권 취득 자료 및 이용 내역, 증여 및 상속 내역, 가상자산 및 대체불가토큰(NFT) 보유 현황, 주가연계증권(ELS) 배당 소득에 대한 경위, 해외 체류 신고 내역, 기부 및 정당 가입 내역 등을 물었지만 이 후보자는 답변하지 않았다. 경향신문이 보도한 배우자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재건축조합 대의원 활동을 포함한 최근 20년 재건축조합 참여 내역에 관한 질의에도 “개인 신상 정보”라며 소명하지 않았다.
자녀 3명의 증여 내역, ELS 투자 내역, 가상자산 및 NFT 보유 현황 등에 대해서도 사생활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해외에 거주 중인 장·차녀에게 보낸 송금 내역, 차녀의 미국 거주지 렌트비 및 미국 대학 장학금, 대학원 조교 수당 등도 제출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아들 학교폭력 의혹, 배우자 인사청탁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소명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월8일 낸 ‘학폭 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에서 “당시 사안은 당사자들이 화해하고 처벌을 불원한 케이스로 9가지 징계 처분 중 제2호(접촉·보복 금지 등) 또는 제3호(교내 봉사)에 해당하는 경징계 대상임에도 ‘시범 케이스’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것 같다는 게 복수의 학폭 전문 변호사 견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자문 내역과 자문 변호사 목록을 제출하라교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개인 자격으로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것”이라며 “사생활 노출의 우려”를 이유로 변호사 신상 자료를 내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해 ‘배우자가 인사청탁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직후 돈을 돌려주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바 있다. 이에 윤영찬 민주당 의원실은 신고 증빙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 후보자는 “신고 시점이 오래되어 접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국가장학금·학자금 대출 등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이 후보자 일가 관련 기록도 일체 제공되지 않았다. 이 후보자 본인과 배우자, 두 딸과 아들이 모두 학자금 지원사업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대통령기념재단에 2014년 1000만원, 2020년 1월과 7월 각각 100만원씩 총 1200만원을 기부했다. 올해 튀르키예 지진 성금으로 20만원을 냈다. 이 후보자와 배우자는 2016년 매입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평형 배정과 관련해 2020년 해당 아파트 재건축조합과 소송을 벌여 승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후보자 임명 전날인 지난달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정치적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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