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혁신안 진통 계속…지도부까지 갈라져 찬반 싸움
비명 “혁신위 무리수, 혁신 본질 아냐”
강성당원 5만명 ‘혁신안 이행’ 청원압박
‘올드보이’ 박지원 “김은경 가정사 덮기”
이재명 “변화엔 언제나 논쟁 있기 마련”
친명계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 특권은 결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의 특권”이라며 “김은경 혁신위 안의 전면 수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역시 친명계 지도부인 박찬대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개혁을 속 시원하게 진행하지 못한 채 실망감만 키웠고 그 결과는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며 “당원들은 많이 참고 오래 기다렸다. 더는 실망하게 만들 수 없다”고 언급했다.
전당대회 투표에서 대의원 비중을 없애고 모든 권리당원이 1인 1표를 행사하도록 하는 혁신위 제안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대선과 재·보궐 선거,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민주당 당원으로 대거 유입된 영향이다.
강성 당원들은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 ‘김은경 혁신위 혁신안을 이행해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려 3일 만에 답변 충족 요건인 5만명 이상 동의를 채웠다.
반면 비명계 최고위원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해야 할 일을 굳이 지금으로 당겨야 할 시급성이 무엇인가”라며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친문 좌장 격인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서 “대의원제가 본질적인 것도 아니고, 대의원제로 인해 돈봉투 사건이 초래되거나 또는 돈봉투 사건을 다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의원제를) 이야기했기 때문에 저희가 혁신위의 성과나 결과에 대해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미 반대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다.
다선 의원과 원로들에 대한 혁신위의 내년 총선 불출마 권고에 대한 비판도 계속됐다. 또 비명계는 현역 하위 평가자 감점 확대가 자신들을 공천에서 몰아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반발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YTN 라디오에서 “백해무익한 일을 혁신위가 해서 자기 가정사 덮으려고 이슈 하나 던져주고 ‘짹’ 하고 죽어가지고 이 분란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저는 (총선) 나간다”라고 못 박았다. 5선의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선출직은 일정한 임기를 채우면 다시 또 정기적으로 심판을 받는다”며 “청년 세대를 영입한다던가 또는 다선 의원을 어떻게 한다든가 이런 모습은 사실은 대국민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원내지도부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정책 의원총회에서 혁신안을 의제로 다루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의원들의 개별적인 자유 발언 등을 통해 얼마든지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
이 대표는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변화에 대해선 언제나 여러 가지 논쟁들이 있기 마련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기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여론 수렴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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