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 사건, "하루에 세 번 꼴로" 발생

[서울경제]

자신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을 분풀이 대상으로 삼아 공격하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전국에서 매일 3건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4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이상동기범죄 대책’ 문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사회에 대한 적대감', '제3자 대상 분풀이' 두 가지 범행동기로 발생한 살인·상해·폭행 사건은 총 925건이었다.

범행동기별로 나누면 전체 925건 가운데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범행동기로 파악된 사건은 64건, ‘제3자 대상 분풀이’는 861건이었다.

사회 적대감에서 비롯한 64건 가운데 38건(59.4%)은 단순폭행 사건이었다. 제3자 분풀이로 인한 사건 역시 861건 중 단순폭행이 507건(58.9%)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폭행치상이 9건(1.0％)이었다.

두 가지 범행동기로 인한 폭행사건을 합하면 총 554건에 달한다.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길을 가다가 이유 없이 맞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3.06건 발생한 셈이다.

앞서 경찰은 올해 1월부터 이른바 ‘이상동기 범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통계원표에 '사회 적대감'과 '제3자 분풀이' 두 가지 범행동기 항목을 신설했다. ‘우발적’ 또는 ‘현실불만’ 등 기존 분류만으로는 묻지마 범죄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경찰은 두 범행동기에서 비롯한 사건 925건 가운데 신체적 피해가 뚜렷한 살인·상해·폭행치사 사건을 중심으로 범죄 수사결과보고서 등을 추가로 분석했다. 경찰은 △범행동기 이상성 △피해자 무관련성 △행위 비전형성 등을 기준으로 추출한 ‘이상동기 범죄’ 18건을 '묻지마 범죄'로 최종 분류한 바 있다.

이중 분노 조절이 되지 않고 술을 마신 채 우발적으로 범행한 경우가 9건으로 절반이었다. 정신질환이나 약물복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5건, 개인 열등감 또는 공적 기관에 대한 불만 등 특정 원인으로 발생한 분노를 투사한 경우가 3건 있었다.

한편 경찰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묻지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일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했다. 범죄가 우려되는 다중밀집장소 3644곳(9일 기준)를 선정해 순찰과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흉기난동 112 신고를 접수하면 코드 제로(CODE 0·신고 대응 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지정해 신속히 출동하는 한편 물리력을 적극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