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실소유주 의혹' 강종현, 구속 만기 도래하자 공황장애 주장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가 지난 2월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사진=뉴시스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강종현(41)씨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강씨는 공황장애 등을 이유로 불구속 재판을 호소했지만 검찰은 강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구속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14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씨의 증거인멸교사, 범인도피 혐의 추가 기소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씨는 동생 강지연씨와 공모해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주가를 조작하고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전환사채(CB)를 차명으로 거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지난 2월20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등 혐의로 강씨를 기소했다. 이어 3월2일 빗썸 관계사 임원에게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 인멸을 지시하고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다른 직원을 도피시킨 혐의로 추가 기소한 바 있다. 오는 19일에는 강씨의 구속기한 만기일이 다가와 추가 영장을 청구한 것이다.

강씨 측 변호인은 추가 구속영장 발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강씨 측은 "2월 구속기소 당시 함께 기소될 수 있는 사건이 분리돼 기소됐다"며 "추가 구속영장 발부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및 인권보호 측면에서 부당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씨는 4년 전부터 공황장애와 호흡곤란,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겪고 있어 건강상 문제로 추가 구속을 견디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어 강씨 측은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주면 부모님 댁에 머물며 건강을 회복하고 재판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보석 시 보석금 및 보증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주거지 제한 등의 조치에도 따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수많은 다른 피고인들도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지만 건강상태만을 이유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말기 암 등으로 수형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면 구속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피고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큰 회사의 회장으로 사회생활을 해왔음에도 (공황장애) 이렇게 말하는 것을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앞서 강씨는 지난 9일 열린 재판에서 공황 증상을 호소하며 퇴정하기도 했다. 당시 119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현장에서 조치 후 상태가 호전돼 실제 호송까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강씨의 구속 기한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19일 전 영장 재발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강씨가 엔터테인먼트사 초록뱀그룹의 원영식(62) 전 회장과 공모해 전환사채(CB)를 이용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혐의로 지난달 17일 추가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