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실망감에 기대치 못미친 2분기 실적
2차전지·에너지 기업 부진 때문
반도체·자동차는 예상보다 선방
“이익 상향에도 주가 안오른 저평가주 매력 부각”
14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예상치보다 0.9% 낮았고 영업이익은 2.5%, 순이익은 1.1% 낮게 나타났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계절적으로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상회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 발표는 부진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자료 집계 결과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57개 중 78개가 예상치 대비 긍정적인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코스닥에서는 37개 중 13개밖에 예상치를 상회하지 못했다.
이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포함된 화학·IT가전과, 에너지, 상사·자본재 섹터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68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33%나 적은 4606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LG화학의 영업이익도 6156억원으로 컨센서스였던 814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에스오일은 18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영업이익이 364억원에 불과했다.
코스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89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114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엘엔에프의 영업이익은 6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실제로는 3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반도체와 자동체, 기계 업종은 시장 예상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당초 28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6685억원을 기록했고 SK하이닉스는 예상치(2조8943억원) 보다 소폭 낮은 2조88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3조8941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4조2379억원, 기아는 3조3125억원을 넘어선 3조403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호실적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6만9800원에서 현재 6만7000원대로 4% 떨어졌고 현대차는 지난 1일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19만6000원에서 18만8000원대로 내려온 상태다.
실적의 주가 설명력이 떨어진 것은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투자 주체가 개인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지난 7월 이후 국내증시 수급 주체는 개인인데 최근 개인은 외국인, 기관과 같은 다른 투자주체 대비 펀더멘털보다 심리적 요인에 따라 수급이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내년까지 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나 종목 중 아직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저평가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개인투자자 위주의 일부 종목이나 섹터 쏠림 현상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내년도 높은 이익 증가율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이익 하향조정이 진행되며 기대보다 실망감이 짙었던 업종과 종목의 경우 최근 긍정적인 실적발표 이후 민감한 주가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한다”며 “소프트웨어·헬스케어·소매(유통)·호텔 및 레저 업종의 저평가 매력도를 주목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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