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송도 R2 부지 개발 의혹…철저한 조사 촉구

김재경 2023. 8. 1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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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위, 김진용 청장 불러 특정 업체 특혜 의혹, 자료 제출 불성실, 시의회 패싱 논란 등 질타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인천경제청 김진용 청장이 송도8공구 R2 부지 개발 관련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인천시의회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인천 송도8공구 R2 부지 개발 관련,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인천시의회가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시의회는 최근 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위원장 정해권)실에서 인천경제청 김진용 청장과 김종환 투자유치본부장을 불러 긴급회의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긴급회의는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진 R2 부지 개발사업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경제청 입장을 듣기 위해 마련됐으며, 정해권(국·연수1) 위원장을 비롯해 김대중(국·미추홀2)·나상길(민·부평4) 부위원장, 이순학(민·서구5)·박창호(국·비례) 의원 등이 참석해 인천경제청의 R2 부지 개발사업 특혜 의혹, 인천시의회 자료 제출 불성실 및 패싱 논란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정해권 위원장은 "인천경제청이 특정 업체에 수의계약을 주려고 한 특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공모사업으로 전환했으나, 바로 다음 날 그 업체가 총사업비 약 6조8000억 원에 달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사실상 해당 업체에 특혜를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는 창립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고, 자본금은 1000만 원에 불과하다"며 "자본금 1000만 원에 불과한 회사가 6조8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수행한다는 게 상식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김대중 부위원장은 "K팝 콘텐츠시티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인천경제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법인들의 등기를 확인해본 결과, 현재는 모두 폐업한 상태"라며 "사실상 K팝 콘텐츠시티 컨소시엄은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R2 부지는 인천경제청 소유가 아님에도 인천경제청이 나서서 K팝 콘텐츠시티라는 명목으로 특정 업체와 교섭하고 있으니 의혹이 쌓일 수밖에 없다"면서 "토지 소유자인 인천도시공사가 의혹 없이 최고가 입찰로 개발사업자를 선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인천경제청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인천경제청은 세부 사업 계획서 등 민감하지 않은 자료 제출 요구에 각종 이유를 들어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그나마 제출한 자료들 또한 내부 정보라는 이유로 가려진 부분이 많아 의정활동을 할 수가 없을 정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업계획에 대한 자료 요구에 인천경제청은 고작 세 문장으로 작성한 자료를 제출하는가 하면, 해당 자료에 대외비라고 표시하는 등 도대체 이게 왜 대외비인가"라고 되물은 후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 것 같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최근 김 부위원장이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류에는 마스킹 처리 없이 표기될 수 있는 자문위원에 대한 정보는 물론 업무 미팅 장소 및 참석자 명단, 각종 출장 시 머물렀던 호텔 등에 대한 정보 모두가 식별할 수 없도록 마스킹 처리돼 있었다.

김 부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김진용 청장은 "내부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김 청장의 해명에는 자료를 제출받을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을 가진 의원에게조차 식별할 수 없는 자료 제출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나상길 부위원장과 박창호 의원은 이러한 의혹들에 대해 시청과 시의회에 미리 해명하지 않은 인천경제청의 태도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 부위원장은 "인천시는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투자유치기획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33만㎡(11만여 평) 이상 또는 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 개별기업 유치사업 7000㎡(약 2120평) 이상 또는 총사업비 300억 원 이상 등의 사업에 대해서는 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어떤 심의나 자문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창호 의원 역시 인천경제청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시의회와의 협의나 소통이 전혀 없었고, 지역민에게도 해명이 없었던 사실에 대해 강하게 비판과 함께 K-팝 공연장 건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송도에 K-팝 공연장을 건립하면 1년에 몇 번이나 사용하겠느냐. K-팝 공연장을 새로 건립하기보다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것이 균형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인천경제청의 책임 없는 예산 활용 계획에 대해 질타한 뒤 "사업 추진 때는 반드시 시의회와 긴밀한 사전 협의 절차를 이행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순학 의원은 언론에게 제기되고 있는 각종 논란들에 대한 인천경제청의 잘못된 대응 방식에 대해 언급했다.

이 의원은 "김진용 청장이 미국 라스베가스 출장 당시 우연히 R2 부지 사업과 관련 있는 업체 대표를 만난 것과 우연히 호텔 스위트룸에서 화상회의를 진행한 것 등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이토록 많은데, 정작 출장 중 예산 지출 내역 및 영수증 제출 요구에는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어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인천경제청은 지난 12일 송도국제도시 G타워 민원동 대강당에서 R2·B1·B2블록 제안 공모 추진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그동안 지역과의 소통 없이 특정 업체에 ‘밀어주기’ 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온 인천경제청이 급조한 행사인 만큼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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