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윤석열 대통령에 KBS 이사장 해임 요청

노진호 기자 2023. 8. 1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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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김효재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더불어민주당 추천 김현 상임위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의 관리·감독 기구인 KBS 이사회 남영진 이사장에 대한 해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했습니다.

방통위는 오늘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KBS 남영진 이사장의 해임 제청 안과 EBS 정미정 이사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습니다. 회의는 인사에 관한 사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방통위 "KBS 상위직 임금 방치해 경영 더 악화시켜"


방통위는 남 이사장이 KBS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고,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가 진행되는 등 KBS 이사로서 신뢰를 잃었다고 봤습니다. 방통위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사회를 대표해 KBS의 경영 성과 등에 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KBS 상위 직급의 임금 구조 문제 및 과도한 복리후생 제도 운영 등에 대한 적극적 개선 방안을 추진하지 않아 KBS의 경영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했습니다.

EBS 정미정 이사의 경우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개입한 혐의로 기소 되는 등 EBS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 신뢰를 저하시켰다고 봤습니다. 앞서 지난달 12일 KBS 윤석년 이사도 같은 이유로 해임 제청됐으며, 현재 가처분 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정책 주도권 여권으로…KBS 사장도 곧 교체 수순


지난 6월 8일, TV수신료 분리징수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김의철 KBS 사장[사진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남 이사장이 해임되고, 이후 새로운 이사가 선임되면 KBS 야권 추천 이사에게 있던 정책 주도권이 여권 추천 이사로 넘어가게 됩니다. KBS 이사회는 KBS 사장에 대한 임명 제청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책 주도권이 여권으로 옮겨간 KBS 이사회는 우선적으로 전 정권에서 임명된 KBS 김의철 사장을 바꾸기 위한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추천 방통위 김현 상임위원은 방통위 비공개 전체회의 도중 퇴장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 해임을 위해선 처분 사전 통지를 청문일 10일 전에 해야 하지만 남 이사장은 아무것도 통지받은 바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송달 효력에 대한 이견에 대해 명확한 답변 없이 시간에 쫓겨 밀어붙이는 오만·독선·아집은 혹독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영진 "절차 무시…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할 것"


남 이사장도 해임 제청 안 의결 후 입장문을 통해 “법적 절차와 근거를 완전히 무시한 원천무효”라며 “윤 대통령은 위법한 해임 건의를 수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 이사장은 윤 대통령이 해임 건의안을 재가할 경우 해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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