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44일 만의 감격승… 적장에 중계진까지 “빈티지 류, 엑설런트!” 극찬 세례

김태우 기자, 손수현 기자 2023. 8. 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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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컵스전에서 444일 만의 감격승을 거둔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 5이닝 2피안타 비자책점 안정된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수확한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 손수현 영상기자] 1년이 넘는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 재활 기간을 보낸 류현진(36‧토론토)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하루였다. 재활을 하며 남몰래 흘렸던 땀과 눈물을 모두 보상받는 날이기도 했다. 오뚝이처럼 일어서 444일 만의 승리를 거둔 류현진에게 모두의 찬사가 쏟아졌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11-4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팔꿈치 수술 전인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승리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무려 444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첫 두 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친 류현진은 이날 한층 더 안정된 제구력과 커맨드, 그리고 변화구 구사 능력을 선보이며 만만치 않은 시카고 컵스 타선을 잘 막아섰다. 1회 2실점이 있기는 했지만 1루수 브랜든 벨트의 어이없는 실책이 끼어 있어 모두 비자책점 처리됐다. 그 덕에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4.00에서 2.57까지 낮아졌다.

사실 등판 초반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기는 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서 강습 타구에 무릎을 맞아 극심한 통증 속에 교체됐다. X-레이 검진 결과 다행히 큰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무릎 상태가 멀쩡할 리는 없었다. 이 여파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는 현지 언론과 중계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게다가 팀은 컵스와 3연전 중 첫 두 판을 내줬고, 시리즈 스윕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부활한 코디 벨린저가 이끄는 컵스 타선은 출루율과 장타력이 비교적 잘 조합된 만만치 않은 타선이기도 했다. 여기에 1회부터 꼬였다. 1사 1루에서 햅의 평범한 1루 땅볼을 1루수 벨트가 뒤로 흘리면서 1,2루가 된 것이다. 결국 2사 후 스완슨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 1회 어수선한 분위기를 딛고 5회까지 순항한 류현진
▲ 좋은 투구 내용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자축한 류현진 ⓒ연합뉴스/AP통신

비자책점이기는 했지만 기분이 좋을 리 없었고, 투구 수도 30개까지 불어났다. 여러모로 기분 나쁜 출발이었다. 하지만 토론토 타선이 곧바로 반격에 나서 류현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2회 바쇼의 3점 홈런 등 5점을 뽑으며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도 2회부터 5회까지 이렇다 할 큰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정리하며 승리투수 요건에 이를 수 있었다.

점수차(8-2)가 꽤 있었고 6회 등판하면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길 가능성이 있어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를 5회로 끊었다. 결국 팀이 11-4로 이기면서 감격적인 첫 승이 올라갈 수 있었다.

토론토 주관 방송사인 ‘스포츠넷’의 베테랑 해설가인 벅 마르티네스는 시작부터 류현진의 투구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지난 클리블랜드전에 대해 “토미존 수술 이후 두 번째 등판이었는데 4이닝 동안 안타를 맞지 않는 매우 훌륭한(terrific) 투구를 했다. 커맨드형 투수인데 체인지업이 좋았고, 패스트볼 구속도 91마일까지 나왔다”면서 “클리블랜드전에서 컴백커(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받아쳐 다시 투수 몸쪽으로 돌아오는 타구를 의미)에 무릎을 맞고도 이날 등판이 가능하다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다. 지난 등판에서의 경기력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 가자 마르티네스의 칭찬은 더 커지기 시작했다. 마르티네스는 “그의 능력은 (우타자) 몸쪽으로 포심과 커터를 넣고, 그 다음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투구를 지켜보는 게 재미있는 이유는 네 가지 구종을 던지는데 그 다음 구종이 무엇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라고 특징을 설명하면서 수술 직전보다는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등판을 마친 직후에는 “토미존 수술 이후 세 번째 등판이었는데 또 다른 매우 훌륭한 등판이었다. (1회) 스완슨에게 맞은 안타가 유일한 데미지였다. 효율적으로 투구했다”면서 “탁월한(excellent) 피칭이었다. 구속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로케이션이 좋았다. 2실점도 자책점은 아니었다”고 칭찬했다.

▲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 잔류를 확정한 류현진
▲ 클리블랜드 부상에서 건재를 과시한 류현진

경기 후 포스트 게임 매치에서도 류현진은 마르티네스의 계속된 칭찬을 받았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경기에서 그가 부상으로 낙마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늘 매우 건강해 보였고, 매우 좋았다”면서 “그는 세 번의 삼진을 잡았으며 아주 좋은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5이닝을 소화했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9이닝 동안 단 2개의 안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지금 ‘빈티지 류’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건 클리블랜드전 컴백커로부터 어떠한 영향도 없었다는 점”이라며 건강과 투구 내용 모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존 슈나이더 감독 또한 “정말 놀랍다. 류현진은 정말 조금도 실수하는 법이 없다”면서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믿을 수 없다. 쉬운 일이 아닌데 이것을 정말 쉬운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놀라워했다. 적장인 데이비스 로스 컵스 감독 또한 “구속은 아직 류현진이 원하는 만큼 돌아오지 않은 걸 알지만, 그래도 그는 충분히 투구할 수 있었다. 류현진에게 리드를 안겼을 때, 류현진은 빅이닝을 만들기 까다로운 투수 가운데 한 명”이라고 패배를 깔끔하게 인정했다. 모두가 오늘, 류현진의 ‘귀환’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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