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박정훈 대령 ‘집단린치’”…군인권센터, 인권위 긴급구제 신청
근거 없는 ‘항명 혐의’…수사·징계절차 중단 요구
군인권센터가 고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로부터 ‘집단린치에 가까운 인권침해’를 겪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하고 제3자 진정을 제기했다.
군인권센터는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 내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령이 겪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해병대 사령관, 국방부검찰단장, 국방부조사본부장을 상대로 인권위에 제3자 진정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채 상병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 대령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수사결과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했다가 지난 2일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됐다.
센터는 국방부가 박 대령에게 내린 ‘경북경찰청에 넘긴 범죄 인지 통보를 회수하라’는 명령을 철회하고, 박 대령에 대한 집단항명 수괴죄 수사를 중단할 것을 인권위가 권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군검찰이 범죄 인지 사실을 민간 경찰에 즉시 재통보하고 관련 서류를 이첩하도록 권고해야 한다고 했다.
센터는 국방부 검찰단이 주장하는 박 대령의 항명죄가 법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군사법원법은 군사법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범죄를 인지한 경우 바로 대검찰청이나 경찰청에 통보하고 사건을 넘기도록 규정한다. 범죄 인지 사실을 통보할 때 국방부 장관 등 상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박 대령의 행위를 항명으로 볼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센터는 “국방부와 해병대가 박 대령에게 취하는 일련의 조치는 집단린치에 가깝다”며 “이는 단순히 박 대령의 인권 침해를 넘어 채 상병 사건 수사에 관여했거나 앞으로 관여하게 될 관계자들에게 공포심을 심어 입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센터 측은 인권위에 박 대령에 대한 세 가지 긴급구제 조처를 할 것을 요청했다. 인권위 진정 조사가 결론날 때까지 현 상황이 방치되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센터는 박 대령에 대한 집단항명 수괴죄 수사와 징계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국방부 검찰단을 수사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해병대는 박 대령이 지난 11일 KBS와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로 오는 16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다. 이를 두고 센터는 “박 대령이 군인이고 군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이유로 군인복무기본법을 어겼다고 본다면 헌법상 보장된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박 대령이 경북청에 넘긴 수사 기록을 회수해 온 국방부 검찰단장은 박 대령과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며 국방부 검찰단이 수사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국방부 검찰단이 소환조사를 거부한 박 대령을 긴급체포하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한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인권위 진정 이유를 밝혔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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