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유니버스, ‘성희롱 파문’ 인도네시아 지부와 관계 끊는다

최서은 기자 2023. 8. 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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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유니버스 인도네시아 홈페이지 갈무리. 본문 내용과 무관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가 최근 참가자들에 대한 성희롱 논란이 제기된 미스 인도네시아 주최 측과 계약을 해지하고, 이들이 라이선스를 가진 말레이시아 대회도 취소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조직위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인도네시아 라이선스를 소유한 뷰티 회사 ‘카펠라 스와스티카 카리아’(카펠라)와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 인도네시아 대회에 출전했던 참가자들은 주최 측이 예고에 없던 알몸 검사를 진행했다며 대회 관계자들을 성희롱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남성을 포함해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알몸 검사가 진행됐으며 일부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회 관계자들은 몸에 흉터나 셀룰라이트, 문신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명분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성희롱 논란이 발생한 지 며칠 만에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는 인도네시아 지부인 카펠라와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 또 조직위는 카펠라가 올해 미스 유니버스 말레이시아 대회 라이선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카펠라는 조직위에서 정한 행동 강령이나 표준, 윤리 등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여성들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올해 인도네시아 대회 우승자가 오는 11월 엘살바도르에서 열릴 예정인 미스 유니버스 2023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직위는 “인도네시아 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이 이런 경험을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준 것에 감사한다”면서,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는 데 신체 측정이나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명을 통해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 및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펠라의 설립자인 가수 포피 카펠라는 자신은 어떤 형태의 성희롱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이번 대회의 감독이자 라이선스 소유자지만 이번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며 “그 누구에게도 신체검사를 통해 성희롱을 저지르도록 지시·요청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경찰은 현재 이번 사안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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