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1) '문화와 예술의 나라' 스페인

2023. 8. 14. 13: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2019년에 스페인의 펠리페 국왕 부부가 방한한 데 이어 2022년 우리나라의 윤석렬 대통령이 스페인을 국빈 방문할 정도로 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페인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어는 시에스타와 투우와 같은 것들일 것이다.

2016년 스페인의 설문조사기관 'Simple Logica IOP'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60%의 스페인 사람들이 시에스타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멀고도 가까운 나라 스페인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수교한 지 올해 73주년을 맞은 유럽의 전통우호국이다. 과거에는 투우와 축구의 나라로만 알려졌으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주요한 유럽 관광지다. 관광뿐 아니라 양국의 경제· 문화 교류도 활발해지는 등 주요한 관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은진의 ‘에스파냐 이야기’ 연재를 통해 켈트, 로마, 이슬람 등이 융합된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코랄 데 라 모레리아의 플라멩코 따블라오 (Corral de la Morería flamenco tablao)는 세계 최고의 플라멩코 따블라오 상과 프라도, 티센,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과 함께 수여된 마드리드 시장상을 수상한 마드리드의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로 간주된다. 예술·정치·사회·문화·스포츠계의 거장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무대이다. 저자 제공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팬데믹 종료로 지구촌 교류가 재개되면서 올해 5월 유럽 대륙의 끝자락에 있는 스페인을 방문한 한국인은 6만7000여명이다. 통계를 취합한 이래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이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자주 교류해서 지구 반대편 두 나라가 서로 가까워지고 이해도가 높아진다면, 생각하지 못한 비즈니스와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스페인은 우리와 닮은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지정학적으로 반도에 위치하고 좌우 이념의 치열한 대립과 내전을 겪은 것이나, 오랜 기간 군사정권이 집권하였다가 민주화를 이뤄낸 후 OECD 선진국 반열에 오른 점에서 비슷한 역사적 궤적을 가진다. 

2022년 기준으로 명목 GDP는 한국이 13위, 스페인이 15위로 경제 규모도 비슷하다.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은 덕분인지 양국 간 교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9년에는 63만 명이 넘는 한국인이 스페인을 방문했고, 3만 명 이상의 스페인 사람이 한국을 찾았다. 2019년에 스페인의 펠리페 국왕 부부가 방한한 데 이어 2022년 우리나라의 윤석렬 대통령이 스페인을 국빈 방문할 정도로 양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BTS로 대표되는 K팝과 한국산 자동차· 화장품 등이 인기를 끄는 한류가 한창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탁에는 그들의 일상적인 먹거리인 파에야, 하몬이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페인하면 흔히 떠올리는 단어는 시에스타와 투우와 같은 것들일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게으르고 낮잠을 자는 민족이라는 식이다. 시에스타(Siesta)는 라틴어로 일과의 여섯 번째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오후 무렵 휴식을 취하는 로마 시대의 관습으로부터 왔다. 이 시에스타는 스페인에서 점차 사그라들거나 변형되고 있다.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은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화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10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1층 왼편에는 17~20세기 서양미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카르멘 티센 컬렉션이 열리고 있다. 저자 제공
2016년 스페인의 설문조사기관 ‘Simple Logica IOP’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60%의 스페인 사람들이 시에스타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지금은 시에스타가 낮잠이라는 의미보다는 오히려 개인 용무를 처리하거나 조금 길게 쉬는 점심시간의 의미로 굳어지고 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런 고정관념과는 반대로  연평균 근로시간은 1687시간으로 인접한 유럽 국가 중에서 최상위에 속한다. 이제는 시에스타를 낮잠이라는 게으름 대신 스페인 사람 특유의 느긋함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스페인의 투우를 가리켜 동물 학대 국가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동물복지 국가답게 스페인에는 동물보호당(PACMA)이 있다. 이 단체를 중심으로 투우가 야만적 풍습이냐 전통이냐에 대한 논쟁이 계속됐다. 원래 투우는 스페인 이외 프랑스, 포르투갈, 멕시코 등 남미 일부 국가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지는 풍습이었는데, 현재 스페인 내에서는 폐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스페인의 칼론헤(Calonge)와 같은 일부 도시들을 시작으로 점차 법적으로 금지하는 추세이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우리 같으면 동물당이면 다음에는 식물당 나오겠다는 비아냥을 들을 법하지만, 문화적 다양성을 중시하는 스페인에서는 전통과 동물보호라는 문제 사이에서 충분히 논의 가능한 주제로 받아들여진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 칼럼니스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