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 빠진 우크라이나 대반격…“한국 전쟁처럼 ‘동결’될 것”

정의길 2023. 8. 1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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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초 시작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공세가 두달이 지나도록 성과가 없자, 서방에서 내년 봄 전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 고위 군 지도자들은 이미 몇달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반격 공세가 지난해 하반기 때와 같은 성과를 손쉽게 반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반격공세가 성과를 못 낸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서방의 무기를 사용해 작전을 전개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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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우크라이나 반격공세는 현재 정점에 도달”
‘훈련과 무기 보강해 내년 전투에 집중’
한국전쟁 같은 ‘동결된 전쟁’ 불가피 지적도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이 13일 도네츠크의 바흐무트 인근에서 포탄을 장착하며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6월 초 시작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공세가 두달이 지나도록 성과가 없자, 서방에서 내년 봄 전투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격공세가 사실상 큰 성과를 못 내고 마무리되는 양상이다.

서방의 군사 전략가 및 정책입안자들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러시아군을 축출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훈련과 무기를 보강해 내년 봄 공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전했다. 신문은 “군 지도자 및 정책 입안자들은 이미 향후 몇달 동안 성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장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문제를 놓고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고민이 시작된 것은 서방이 교육한 병력과 지원한 새 무기를 투입했는데도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의 요새화된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등에선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는데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등 고위 군 지도자들은 이미 몇달 전부터 우크라이나의 반격 공세가 지난해 하반기 때와 같은 성과를 손쉽게 반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밀리 의장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육로 회랑을 신속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기대에 찬물을 부어왔다.

신문은 실제 반격 공세가 시작된 뒤 백악관에서 이런 신중론이 더 힘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이보 달더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곧 모든 영토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깨달음이 미 행정부 내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신문에 말했다.

서방의 군 전략통들은 모든 군사 작전은 공세를 취하는 쪽이 성공이나 장애, 혹은 군수 부족 등으로 더는 진전을 이뤄내기 힘든 ‘정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반격 공세가 현재 정점에 도달했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반격공세가 성과를 못 낸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서방의 무기를 사용해 작전을 전개할 수 있을 만큼 우크라이나군의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약 6만명의 우크라아나 병력이 ‘통합무기작전’이라고 불리는 나토의 복잡한 작전을 훈련 받았다. 하지만, 이 병력 중 일부만이 이번 반격공세에 투입됐다. 신문은 서방의 추가적인 무기 지원 및 훈련이 더해지면, 내년 봄에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을 전했다.

특히, 내년 중반에는 미국의 F-16 전투기가 투입될 수 있고, 미국의 장거리 지상 로켓포인 에이태큼스(ATACMS), 독일의 공대지 토러스 순항미사일 등이 전선에 배치될 수 있다. 서방은 또 MQ-9 드론 등 정밀 공격용 무인기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역시 내년 봄까지 방어선을 더욱 공고화하고, 추가적인 병력 투입 및 무기 생산을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의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러시아 전문가인 드미트리 고렌부르그는 신문에 “이 전쟁은 초기 몇달 동안 전선이 활발히 이동한 뒤 정체되고 있다는 면에서 한국전쟁과 비슷하다”며 “양쪽이 이를 깨닫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 상황에서 큰 변화 없이 한국전쟁처럼 ‘동결된 전쟁’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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