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뜨거운 청약 열기… 79점 고점 통장도 등장
미뤄왔던 분양 일정 속속…세자릿수 경쟁률도
수도권 제외 지역에선 분양시장 한파 계속
서울 청약 시장 열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분양시장 한파 속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1000가구 이상 정비사업 물량도 미뤄왔던 분양 일정을 속속 잡고 있다. 세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는 단지들이 나오면서 79점 고점 통장을 던진 수요자들까지 재등장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는 ‘완판’이 가능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부 단지에 한정됐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8월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은 7352가구로, 올해 들어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라그란데’는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분양일정에 들어간다. 분양가는 3.3㎡ 당 평균 3285만원, 최고가 기준 7억4600만~14억9900만원이다.
강남3구에서도 올해 첫 분양 물량이 대기 중이다.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은 1265가구 중 전용 49~74㎡ 296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3582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으로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한 편이지만 청약 요건이 상대적으로 까다롭다.
이밖에 성동구 ‘청계SK뷰’(396가구), 동작구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771가구)도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앞서 분양을 진행한 용산구 호반써밋에이디션(아파트 110가구)는 162.7대 1, 광진구 자양동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은 9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청약 경쟁률과 함께 청약 가점도 올라가고 있다.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과 롯데캐슬 이스트폴의 최고 가점은 만점(84점)에서 불과 5점 모자란 79점이었다. 최저 가점은 각각 63점과 67점으로 60점대 후반대를 넘어섰다. 4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과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을 모두 채웠을때 받을 수 있는 점수가 69점임을 고려하면, 서울 분양 시장 최저 당첨 가점이 4인가구 만점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최근 서울 청약 경쟁률이 올라간 것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매맷값이 반등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원자잿값 인상 등 여파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 수주를 꺼리거나 기존 정비 사업 일정이 밀리는 일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새 집’을 찾는 것이 당분간 어려울 수 있다는 수요자들 전망도 작용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이 14일 올해 청약을 했거나 청약계획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725명을 대상으로 청약에 나선 이유를 설문조사 한 결과, ‘관심단지가 분양해서’가 39.7%로 가장 많았다.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 같아서’(21.8%), ‘청약·분양 조건이 이전보다 완화돼서’(21.4%),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것 같아서’(10.9%)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분양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7월 분양한 전국 130개 단지의 1순위 청약은 39만8995건으로 지난해(87만8752건) 대비 54.6%가 줄었다.
서울 1순위 경쟁률(73.5대 1)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졌지만 인천, 강원, 경남, 대전, 제주, 울산, 부산, 충남, 제주는 1순위 청약자가 줄면서 평균 경쟁률이 떨어졌다. 경북은 7개월간 단 1명, 대구· 전남에서는 단 3명만이 청약을 접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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