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사자 인근 캠핑장 70명 혼비백산…"일찍 안 잡혔으면 대참사 날뻔"

정우용 기자 2023. 8. 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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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우리를 탈출한 농장 인근에 캠핑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4일 오전 7시20분쯤 이 농장에서 키우던 암사자 1마리가 관리자가 먹이를 준 뒤 청소를 하기 위해 우리로 들어간 사이 열린 문 틈으로 탈출했다.

우리에서 탈출한 사자가 농장 주변에 있지 않고 이곳으로 내려왔다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날 사고는 농장 관리인이 청소를 하러 우리에 들어간 사이 열린 문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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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 임차인 "환경당국·동물원 거절해 키워"
14일 오전 우리를 탈출한 사자가 사육되던 인근 캠핑장 2023.8.14/뉴스1

(고령=뉴스1) 정우용 기자 = 사자가 우리를 탈출한 농장 인근에 캠핑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14일 오전 7시20분쯤 이 농장에서 키우던 암사자 1마리가 관리자가 먹이를 준 뒤 청소를 하기 위해 우리로 들어간 사이 열린 문 틈으로 탈출했다.

농장은 해발 355m에 위치해 있으며, 마을에서 2㎞ 가량 임도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이 농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캠핑장이 있는데, 15동의 텐트에서 70여명이 머물고 있었다.

우리에서 탈출한 사자가 농장 주변에 있지 않고 이곳으로 내려왔다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사고가 나자 마을 이장은 캠핑장에 연락해 긴급 대피할 것을 요청했고, 오전 7시40분부터 캠핑객들이 차량을 이용해 인근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장에 왔다는 오세훈씨(42)는 "어린 애들과 같이 왔는데 아침일찍 비몽사몽간에 사자가 탈출했다 해서 겁이 나고 굉장히 놀랐다"며 "태어나서 사자와 직접 마주칠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바로 잡혀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캠핑장 관계자는 "목장에서 키우는 사자를 구경한 일이 있어 많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장에게 연락받자마자 곧바로 대피시켰다" 며 "대피 중 재난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사자는 목장 인근에서 이동하지 않고 있다가 경찰과 구조당국에 사살됐고, 마을회관으로 피신했던 캠핑객들은 이날 오전 8시40분쯤 캠핑장으로 복귀했다.

14일 경북 고령군의 한 목장에서 탈출한 암사자 1마리가 1시간10분 만에 사살됐다. (경북소방본부 제공)2023.8.14/뉴스1

이날 사고는 농장 관리인이 청소를 하러 우리에 들어간 사이 열린 문으로 빠져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철제로 만들어진 사자 우리는 공간이 2개로 분리돼 있고 공동 공간도 있다.

관리자가 2개로 분리된 공간 중 한곳의 문을 열고 들어간 사이 다른 공간에 있던 사자가 공동 공간을 통해 빠져 나간 것이다.

사자 먹이는 철창 밖에서 주지만 청소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수사자와 암사자 1마리씩 사육되던 중 현재의 농장주가 농장을 인수하기 전 수사자가 죽었다.

이 농장은 강모씨가 지난해 8월 토지주에게 임차했으며, 농장 임차과정에서 사육 중이던 사자도 함께 인수했다.

이 농장의 사자들은 20여년 전 새끼 때 들어와 사육돼 애교를 부리고 머리를 쓰다듬을 정도로 온순했다고 한다.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 1년 전 농장을 임차해 소사육을 준비하던 강씨는 "인수 당시 사자를 키우기에 비용이 많이 들고 관리가 어려워 환경청, 동물원에 처리를 문의했으나 나이가 많고 맹수 특성상 서열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거절당했다"며 "생닭을 먹이로 주고 있는데 한달에 30만원 이상 들어가고 발톱 등에 문제가 생기면 120만원의 치료비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법이 개정돼 맹수를 못 키우지만 20여년 전 새끼를 들여와 키울 때는 애완용으로 허용된 것 같다"며 "멀쩡히 살아있는 놈을 죽일 수도 없고 보호차원에서 관리할 수 밖에 없었다. 키우고 싶지 않았지만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령군 관계자는 ""수입 맹수사육 허가는 지자체 소관이 아니라 환경부 소관이다. 현재 불법 사육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경북 고령군 옥계농장서 탈출했다 사살된 암사자가 사육됐던 우리 2023.8.14/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news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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