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여자야구 대표팀의 ‘한여름 밤의 꿈’ [야구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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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었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투수 이지숙(22)에게 '올해 여름은 어떤 의미였냐'고 물었다.
여자야구 대표팀에게 2023년 여름은 '한여름 밤의 꿈' 같았다.
여자야구 대표팀의 '한여름 밤의 꿈'이 푸르른 선더베이의 하늘 아래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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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선더베이(캐나다)=황혜정기자] “꿈이었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 투수 이지숙(22)에게 ‘올해 여름은 어떤 의미였냐’고 물었다. 이지숙은 “꿈이다. 꿈 그 자체였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호화 코칭스태프와 함께 지난 5월 말 홍콩에서 열린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뒤 자신감과 희망을 안고 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현실은 잔인하리만큼 냉정했다.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024 여자야구 월드컵(WBSC)’ 예선에서 5전 전패를 기록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수비 실책이 빈번했고, 빠른 공 대응 훈련을 해왔지만 실전에서 힘 좋은 상대 투수들의 공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결국 목표했던 3승은커녕 1승도 하지 못했다.
14일(한국시간) 예선 마지막 경기인 캐나다전을 앞두고 이미 본선 진출국(미국, 캐나다, 멕시코)이 가려진 상황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무승 4패를 기록하며 본선 탈락이 확정됐다.
그래서일까. 선수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지막 경기에 임했다. 그 결과 실책을 단 1개만 기록했고, 1회말을 무실점으로 막는 등 이전보다 한층 나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여자야구 대표팀에게 2023년 여름은 ‘한여름 밤의 꿈’ 같았다. 국내에 프로팀은 물론 실업팀도 없는 비인기 중의 비인기 종목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스타 선수 출신 코칭스태프가 의기투합했다.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3개월간 양상문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함께 맹훈련하며 지난 5월 섭씨 36도가 넘는 찜통더위 속에서 일본, 대만에 이어 아시아 3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에서 4위 안에 들어 캐나다에서 열리는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 티켓도 확보했다.
홍콩에 다녀오고 캐나다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1달 반 정도. 대표팀은 지난 7월 중순 일주일간 합숙 훈련까지 불사하며 최선을 다했다. 직장인, 학생,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된 여자야구 대표팀 선수들은 개인 시간과 연차, 학교 수업 등을 희생하면서 세계무대에서 선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상이 잇따랐다. 손목, 발목은 물론 복사근 등 찢어지고 붓지 않은 근육이 없었다. 선수들은 빨리 낫기 위해 펑펑 울면서도 매일 같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누구 하나 생색내지 않았다.
“열심히 운동하다 보니다친 거다. 아프지 않은 선수는 없다.”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은 선수들은 매 경기 직전 대표팀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손과 발에 테이프를 칭칭 감고 경기에 나섰다.
매주 주말마다 1박 2일로 합숙을 하고, 평일에 또 따로 만나 개인 훈련도 같이 해왔다. ‘야구’ 이야기로 밤을 새우기도, 때론 코칭스태프에게 새벽 1시에 연락을 해 ‘야구를 제발 더 가르쳐 줄 수는 없느냐’며 열정을 불살랐다.
만 16세부터 36세까지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대표팀에서 세대 차이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모두가 ‘야구’ 하나로 뭉친 국가대표였다.
베테랑 언니들은 동생들을 세심하게 챙겼다. 이들은 누군가가 앞으로 따라가고 싶은 길을 만들어 놓은 우상이다. 동생들은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 여자야구의 유망주들이다. 리틀야구 출신으로 대부분 채워진 10대~20대 초반 선수들은 기본기가 탄탄해 경험만 더 쌓인다면 향후 대한민국 여자야구를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훌륭한 재원이다.
대회 종료 직후 대표팀 정근우·허일상·이동현·유원상 코치는 “이 선수들과 작별해야한다니 너무 아쉽고 눈물만 난다. 그간 잘 따라와 준 선수들에 참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들 한 명, 한 명 따스하게 안아줬다. 선수들은 코치진들의 품에 안겨 눈물을 펑펑 흘렸다. 여자야구 대표팀의 ‘한여름 밤의 꿈’이 푸르른 선더베이의 하늘 아래서 끝이 났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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