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죽은 해변서 수영”…하와이의 절규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2023. 8. 14. 12: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에 현지 주민들이 당분간 휴가를 위한 섬 방문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 등은 마우이섬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현지 주민들이 참담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BBC에 "사흘 전에 우리 이웃이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 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불 참사’ 최소 93명 사망…관광·휴가차 방문 자제 호소
“자원 부족한 상황, 방문객 적을수록 좋다”

(시사저널=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마우이섬 여행 자제를 부탁하는 할리우드 배우 제이슨 모모아의 메시지 ⓒ 제이슨 모모아 인스타그램 캡쳐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에 현지 주민들이 당분간 휴가를 위한 섬 방문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13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 등은 마우이섬을 찾은 일부 관광객들이 평소처럼 휴가를 즐기는 모습에 현지 주민들이 참담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분간 관광 목적의 방문은 자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마우이섬 주민은 BBC에 "사흘 전에 우리 이웃이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바로 다음 날 관광객들이 같은 물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인들은 비극적인 상황 속에 아무도 물놀이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살아가는 곳과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 두 개의 하와이가 있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 시작된 산불이 삽시간에 해변 마을까지 번지면서 12일 현재 최소 93명이 숨지고 건물 2200채가 파괴되는 등 미국에서 100여 년 만에 최악으로 기록된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갑자기 확산한 화재에 일부 주민이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구조되는가 하면 이들 중 일부는 바다에서 숨져 끝내 나오지 못했다. 

세계적인 관광지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사흘째 산불이 확산하는 가운데 10일(현지 시각)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가 잿더미로 변해 있다. ⓒ AP=연합뉴스

영화 《아쿠아맨》으로 잘 알려진 하와이 출신의 배우 제이슨 모모아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우이로 여행을 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모모아는 하와이 공동체가 "상처를 치유하고, 슬퍼하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깊이 고통받고 있는 섬에 당신이 있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지 말라"고 적었다. 그는 특히 중요 자원이 '극도로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방문객이 적은 것이 더 낫다고 강조했다.

현지 관리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역시 마우이섬 여행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시민단체 그린뉴딜네트워크의 카니엘라 잉은 소셜미디어에 "생존자들을 위한 호텔 방이 필요하다"며 마우이 휴가 계획을 취소하고 지역사회에 치유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1400명이 긴급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재민을 위해 호텔 방 1000여 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에 큰 피해를 입은 라하이나 카운티에만 피난처가 필요한 사람이 4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 이후 마우이섬 관광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섬으로 오는 항공편은 구조활동을 돕기 위한 인력 외에는 텅 비어 있다. BBC는 다만 섬의 주요 산업인 관광업의 손실이 하와이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와이 관광 당국은 지난 9일 이후 마우이의 주 공항인 카훌루이 공항을 통해 섬을 빠져나간 사람이 약 4만6000명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