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고 채수근 수사 외압' 의혹에 "특검·청문회 필요"(종합)

"국방부 조사 주체 아닌 수사 대상 돼야"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1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이 14일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과 국회 청문회 개최를 제안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젊은 병사의 죽음을 왜곡하는 것은 숨진 병사와 유가족, 국민들에 대해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고 채수근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은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국방부 검찰단은 이미 국민 신뢰를 잃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 국방부 검찰단은 전혀 떳떳하지 않다. 이제 국방부는 조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이 순직한지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수사기관의 수사는 아직 시작도 못 했다"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커지고 국민 의혹과 공분도 커지고 있다. 특검으로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맡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것은 '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전 단장은 수사기관이 아닌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서 수사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적법하지 않은 요구를 여러 차례 받았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또 언론 브리핑 자료라도 보내달라는 안보실의 요구에 응한 직후부터 국방부의 수사 외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 전 수사단장의 증언만으로도 이번 사태의 성격은 분명하다. 중대한 권력 남용과 국기문란"이라며 "대통령의 엄정 수사 지시에 따라서 국방부 장관이 최종 결제까지 한 수사 결과다. 이것을 흔들 수 있는 힘은 국방부 윗선에 있다는 것은 국민들 누구나 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반하장격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려고 한 박 전 수사단장을 징계하겠다고 한다"며 "박 전 단장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공익제보자 지정해야 한다. 권력 남용이 국가 시스템 무너뜨리는 일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권력형 수사 개입 범죄'라는 주장을 펼쳤다.

배 원내대표는"국방위 긴급현안질의 즉각 실시와 국회 청문회 개최를 여야에 공식 제안한다"며 "사망사고 당일의 진실과 수사보고서 이첩 결정을 뒤집은 이유 등 수사 개입 의혹을 국회 청문회로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수사 개입 의혹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공정한 수사를 받게 해달라는 박정훈 대령의 청원을 수용하라"고 했다.

또 "국방부는 조사 주체가 아닌 국회의 조사 대상"이라며 "국방부 검찰단 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과실치사 혐의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에 즉각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8.14.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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