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의 난제, 통합의학으로 해법 찾는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8. 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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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자생국제학술대회 개최
국내외 의료 전문가 500여명 참석
침치료·추나요법 등의 효능 공유

현대의학의 부족한 부분을 한의학 등 다른 의학체계로 보완하는 ‘통합의학’이 글로벌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수술 혹은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통합의학이 효과적인 대안이 떠오르면서 다양한 연구 결과도 뒤따르고 있다. 실제 한 글로벌 리서치 기업에 따르면 통합의학의 글로벌 규모는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35년이면 약 370억달러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13일 열린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AJA)에서 국내∙외 의료전문가 500여명이 모여 ‘통합의학적 관점’을 주제로 최신 의학 지견을 공유하고 각자의 견해를 나눴다
한의치료는 통합의학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내과학회에서는 2017년 개정한 요통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시술과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요통 환자에게 침시술과 같은 비침습적 치료를 우선할 것을 권고했다. 2020년에는 미국 연방정부 차원의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를 관장하는 CMS(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가 만성 요통 환자의 침치료를 보장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존스홉킨스병원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료기관에서도 이미 침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 내에 통합의학적 치료를 위한 의학센터를 갖고 있는 의료기관도 60여곳에 달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자생한방병원은 지난 13일 ‘통합의학적 관점’을 주제로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와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AJA)’를 공동 개최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자생국제학술대회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자생한방병원의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와 미국 미시건주립대 교수진, 영국 의학침술학회 중진들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국내외 의학 전문가 10명이 연자로 나섰다. 한의사, 의사 등 각국 의료계 종사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가운데)가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 기조 강연을 통해 턱관절 장애 한의 치료법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올해 자생국제학술대회는 신준식 박사의 기조강연으로 막을 올렸다. 신 박사는 ‘턱관절 장애에 대한 통합의학적 접근: 추나요법과 동작침법’을 주제로 통합의학적 측면에서 추나요법과 동작침법을 분석하고 실제 턱관절 장애 환자의 사례들을 소개하며 효과적인 치료법들을 직접 시연했다.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 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부에서는 ‘통합의학적 수기치료 및 임상적용’을 주제로 침습적 치료와 약물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수기치료의 최신 경향, 연구 성과 등이 논의됐다. 미국 수기요법 전문가인 로렌스 프로캅(Lawrence Prokop) 전 미시건오스테오패틱의사협회 회장은 발성 장애에 대한 수기요법의 장점, 활용도 등을 설명했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경항통(목 통증) 한의치료의 최신 경향과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의료기기 사용으로 한의치료의 안전성과 효과를 향상시키는 방향을 제안했다. 캐서린 도나휴(Catherine Donahue) 미국 미시건주립대학교 오스오패틱 의과대학교수는 경추와 견관절에 대한 오스테오패틱 수기 치료법에 대해 설명했다.
자생한방병원 이진호 병원장(좌)과 미시건오스테오패틱의사협회 로렌스 프로캅 전 회장(우)이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의 1부 연자로 나서 강연을 펼치고 있다
2부에서는 의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한 침치료의 연구 결과와 사례가 논의됐다. 침치료 분야 세계 권위의 SCI(E)급 국제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의 편집장인 데이비드 코긴카(David Coggin-Carr)는 ‘임신 중 침치료의 안전성’을 주제로 약물치료나 수술이 어려운 임산부들의 통증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안전한 침치료와 그 효능에 대해 공유했다.
국제학술지 ‘침술의학’ 데이비드 코긴카 편집장(좌)과 영국의학침술학회 마이크 커밍스 회장(우)이 2023 자생국제학술대회 2부에서 최신 침치료 연구 결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이크 커밍스(Mike Cummings) 영국의학침술학회 회장도 동∙서양의 의학적 관점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만성 통증을 침술로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키엔 트린(Kien Trinh)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의과대학교수는 국가대표 팀 닥터로서 올림픽 등에서 시행한 침치료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2부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침치료 연구에 관한 학술적인 논의들이 이어졌다. 이명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가짜 침 치료와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코크란 보완의학센터의 수잔 윌랜드(Susan Wieland) 국장은 근골격계 질환 침치료 사례들을 소개하며 효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연구 설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크리스토퍼 자슬라브스키(Christopher Zaslawski) 호주 시드니공과대학교 교수는 침감의 특성을 치료 사례와 함께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자생국제학술대회는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의 폐회사로 마무리됐다. 박 이사장은 “동·서양의 의학 전문가들이 지성을 모으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이번 학술대회가 통합치료 관점에서의 한의학을 더욱 고도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한의학의 가치가 널리 알려지고 활용될 수 있도록 세계 유수 기관들과의 협력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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