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예고글’ 작성 47% 미성년자… 대다수는 “재미삼아”

김규태 기자 2023. 8.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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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이후 '살인 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붙잡힌 10대가 71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검거자 149명의 절반(47.7%)에 해당하는 수치로, 10대들에게 살인 예고가 '놀이'처럼 여겨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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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본, 149명 검거·15명 구속
10대 사이선 ‘놀이’처럼 여겨져
사회혼란야기… ‘엄벌’ 목소리도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발생 이후 ‘살인 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붙잡힌 10대가 71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검거자 149명의 절반(47.7%)에 해당하는 수치로, 10대들에게 살인 예고가 ‘놀이’처럼 여겨지면서 온라인상에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살인 예고 글 354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149명(141건)을 검거했고 이 중 1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발표 때보다 살인 예비 글이 39건 늘었고, 검거 인원도 30명 추가됐다. 협박 및 살인 예비 혐의 등으로 구속된 피의자도 4명 늘었다.

미성년자 피의자는 전체 절반에 해당하는 71명(47.7%)으로 집계됐다. 검거된 청소년들 대부분은 “장난삼아 글을 썼다”고 진술했지만 구체적인 살인 예고 등 글의 수위가 높은 것도 상당수였다. 지난 10일엔 중학생 A(14) 양이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사는 전남의 한 지역을 특정해 “다 죽여드립니다” “칼부림”이라고 쓰고 흉기 사진을 첨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자택에서 검거된 A 양은 “비공개 계정이라 친구들만 볼 것으로 생각하고 장난삼아 게시했다”고 진술했다.

미성년자 중에선 범행을 계획해 살인 예비 혐의를 받거나, 구속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단순 장난 글이라도 사회 전체 혼란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상에서 주목을 받고 싶은 심리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 혼란과 다른 모방 범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처벌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이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특별형사활동을 추진해 흉기 관련 범죄 피의자 114명을 검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이 12건, 특수 상해 등 흉기 폭력이 45건, 흉기 소지가 57건이다. 피의자 중 16명은 구속됐고 9명은 정신 질환이 의심돼 응급 입원 조치됐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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