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사건, 교사 개인번호 통화 없다…범죄 혐의 아직”

서울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
"업무용 전화도 학부모가 먼저 받아"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한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이 14일 해당 교사가 문제가 된 학부모와 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직 이번 사건과 관련한 범죄 혐의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교사 A씨의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4일 오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고인의 사망 경위와 동기를 명확히 하고 그 과정에서 범죄혐의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는가를 규명하기 위해 고인의 통화 내역,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내역, 고인과 학부모의 휴대전화 포렌식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인의 극단적인 선택의 배경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데, 뚜렷한 범죄 정황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특히 해당 학부모가 교사 개인 전화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는 의혹과 관련 이 교사가 ‘투넘버 서비스’(한 개의 전화에 두 가지번호를 부여받아 사용할 수 있는 부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개인 전화로 학부모의 전화가 걸려온 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슈가 됐던 ‘서이초 연필 사건’의 학부모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사를 진행 중인데, 학부모가 고인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한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7월 12일) 이후 학부모와 교사가 통화한 기간은 이틀이고, 업무용 전화도 학부모가 (교사에게) 전화를 먼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또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부모가) 질문을 하고 (교사가) 답을 한 것은 확인됐고, 다른 학부모는 학교 측 (내선번호)으로 전화를 했다”며 “고인의 사망 동기와 과정과 관련해 경찰에서 범죄 협의로 포착되는 부분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통화 여부 부분 등을 유족이 확실하게 설명을 요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수사가) 언제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경찰의 수사가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기주 (kjpark8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