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요즘 가장 '핫'한 철통 수문장 이창근의 겸손, "요즘 실점이 많아 미안합니다"

김태석 기자 2023. 8. 1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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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대전)

▲ 피치 피플

대전하나 시티즌
GK
이창근

대전하나 시티즌 최후방 골문을 사수하는 이창근은 요즘 K리그에서 가장 핫한 골키퍼다. 놀라운 반사 신경과 철통같은 방어 능력으로 대전하나 골문을 지키며 자신의 주가를 드높이고 있다. 본래 연령별 대표에도 오르내릴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던 선수이나, 대전하나 골문 앞에 선 지금은 가히 전성기에 돌입했다고 봐도 무방한 퍼포먼스다. 실점 여부를 떠나 이창근이 대전하나 수비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토록 크다.

최근에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경기 출전 이후 더욱 주가가 높아졌다. 이 경기 후 심심찮게 국가대표팀 승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어쩌면 그의 인생 최고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베스트 일레븐>과 마주한 이창근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국가대표팀 승선 여부보다, 그저 경기에서 실점이 많았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다시금 재정비해 대전하나가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는 데 정말 기여하고 싶다는 열망을 드러내 보였다.

"시즌이 끝나고 즐기고 싶다"

Q. 서울전 4-3 승리를 축하한다. 경기 소감은?
"세 골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팀이 이겨서 다행입니다. 그만큼 우리 팀이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 확실히 체크해서 다음 포항 스틸러스전에 임할 수 있으니까요. 실수를 더욱 많이 줄이는 게 우리 팀의 목표입니다."

Q. 이기긴 했지만 골키퍼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을 경기였는데
"솔직히 4-2 상황이 됐을 때도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팬들은 즐거웠을 경기지만, 제게는 골문을 지켜야 할 임무가 있는데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저는 마냥 즐길 수 없는 분위기죠. 그래도 팀이 이겨서 작은 위로를 받습니다. 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실점을 줄일 생각입니다."

Q. 올해 유독 세이브 횟수가 많다. 이제 커리어의 전성기에 돌입했다고 봐도 무방할까?
"그런데 이게 좀 웃긴 게 있어요. 팀이 좋은 위치에 가 있거나 이기거나 그래야 잘했다는 걸 느끼는데, 이번 서울전에서도 그랬듯이 세이브가 많아도 항상 실점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길 경기를 비기거나 비길 경기를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한다고 스스로 자평하기에는 너무 애매한 상황입니다. 그냥 제가 그래도 버틴다는 생각으로 도움이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실점이 많아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Q. 그래도 골키퍼가 실점을 피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물론 그렇죠. 하지만 그런 것에 만족하면 안 됩니다. 저는 아무리 팀이 어려워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경기를 준비할 때 더 낮은 자세로 준비하려고 마인드를 갖추려 합니다."

Q.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인 데다 AT 마드리드전 이후 더욱 시선이 몰리고 있는데
"그 시선 느끼긴 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즐기기에는 정말 애매한 상황입니다. 팀이 좀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여유가 없어요. 항상 우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걱정하고 있습니다. 시즌이 끝나고 즐기고 싶습니다. 그때 정말 제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Q. 국가대표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는데
"오늘 오셨다는데 잘못 오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웃음).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안 쓴다 안 쓴다고 하면서도 솔직히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어쨌든 실점이 많았네요. 제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와서 봐주신다면 저로서는 좋죠. 이 한 경기로 저를 다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남은 경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꼭 평가받고 싶습니다."

Q. 스플릿 라운드 돌입 직전이다. 해야 할 몫이 많다
"실점이 많으면 절대 상위 그룹에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정말 미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실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지난 광주전(0-3 패배) 이후 보완한 것도 많았습니다. 포항전에서는 더 많이 미팅하고 감독님의 지시를 잘 따라야 할 것 같아요. 제겐 매 경기가 결승입니다."

글·사진=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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