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재활용수 계열사서 썼더니… 檢 “방지시설 없으면 폐수 배출”

김성훈 기자 2023. 8. 14. 11: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산업계 투자의 발목을 잡는 '킬러 규제'를 풀겠다던 윤석열 정부에서 '황당 규제'로 인해 대기업 임직원과 법인이 한꺼번에 사법 처리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충남 대산공장 계열사 공업용수 재활용에 대해 검찰이 지난 11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임직원 등을 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검찰·HD현대오일뱅크 공방
1월 환경부 1509억 과징금 통지
검찰 “법인 달라 방지시설 필요”
페놀 배출 혐의까지 추가시켜
사측 “킬러 규제 대표적 사례”

산업계 투자의 발목을 잡는 ‘킬러 규제’를 풀겠다던 윤석열 정부에서 ‘황당 규제’로 인해 대기업 임직원과 법인이 한꺼번에 사법 처리될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충남 대산공장 계열사 공업용수 재활용에 대해 검찰이 지난 11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임직원 등을 재판에 넘겼기 때문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환경오염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억울해하며 “페놀이 대기로 방출되는지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검찰이 거부했다”고 밝혀 논란을 낳고 있다. (문화일보 1월 6일자 2면 참조)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은 지난 11일 HD현대오일뱅크 전 대표이사 등 8명과 HD현대오일뱅크 법인을 기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사용한 공업용수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밀폐된 배관을 통해 같은 대산공장 부지에 있는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씨아이 등 계열사로 보내 재활용했다. 검찰은 그러나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방지시설을 설치해 용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폐수 배출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 기소에 따라 환경부의 과징금 부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지난 1월 과징금 1509억 원 부과 사전통지를 한 뒤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만 최종 부과 금액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은 후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애초 환경부가 문제 삼았던 자회사로의 폐수 무단 배출 혐의 외에 ‘재활용수에 포함된 페놀 성분을 수증기와 함께 대기로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폐수를 배출했다’는 혐의도 추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물에 섞인 페놀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공장에서 굳이 페놀을 대기 중으로 증발시킬 이유가 있겠느냐”며 “재판을 통해 사실관계를 적극적으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검찰의 공동조사 거부 후 지난해 말 외부기관에 의뢰해 3차례에 걸쳐 배출가스를 측정했고, 페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냉각수 사용 과정에서 투입되는 다량의 가성소다와 제올라이트 촉매가 페놀과 중화반응 및 흡착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페놀이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페놀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있는데 검찰과 함께 공동조사를 하자는 것은 불법행위를 같이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애초에 불가능한 절차”라며 “어차피 공판 단계에서 다른 방식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공동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공장 단지 안에 있는 설비 간 공업용수를 재활용한 것인데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런 법규야말로 윤 정부가 철폐하고자 하는 불합리한 규제, 킬러 규제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김성훈·정철순·김무연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