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관수주 77건중 11건은 업체 한곳서 쓸어가

김영주 기자 2023. 8. 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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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LH 조직이 외부에 의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토로한 것은 LH의 고질적인 병폐가 그만큼 곯을 대로 곯아 국소적인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LH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을 누락한 설계·감리 전관 업체들과 3년 동안 2335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관 카르텔, 안일한 근무 태도, 칸막이 행정 등이 LH의 업무 관행 전반에 녹아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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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속 드러나는 ‘전관 카르텔’
LH ‘반카르텔 본부’ 주중 출범
“외부기관 조사결과 토대로 개혁”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최근 LH 조직이 외부에 의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토로한 것은 LH의 고질적인 병폐가 그만큼 곯을 대로 곯아 국소적인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LH가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을 누락한 설계·감리 전관 업체들과 3년 동안 2335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관 카르텔, 안일한 근무 태도, 칸막이 행정 등이 LH의 업무 관행 전반에 녹아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정하(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아파트를 포함해 16개 부실 단지의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 18곳은 최근 3년(2020년 6월∼2023년 6월)간 수의계약으로 LH 용역 77건을 따냈다. 이들 업체의 수주액은 2335억 원에 달한다. 가장 큰 규모의 수주 계약을 맺은 B 건축사무소는 LH 출신이 설립한 회사고, LH 출신 임직원이 다수 있다. 3기 신도시 공동주택 설계용역 등 11건을 343억 원에 수주했다. 철근 누락이 확인된 1개 단지를 설계했고, 3개 단지는 감리를 맡았다.

윤석열 정부는 일부 전관 업체가 LH의 계약을 싹쓸이한 실태는 물론 건설 업계 전반의 업무 관행에 깔린 부패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LH 무량판 아파트 안전 점검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인천 검단 아파트 시공사였던 GS건설 전 사업장의 안전 점검 결과를 발표한다. 9월 말에는 무량판 공법으로 아파트를 시공한 모든 민간 건설사에 대한 안전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민간과 공공을 아우른 ‘건설 이권 카르텔 쇄신 방안’을 오는 10월 내놓는다.

LH는 정부가 내놓는 쇄신 방안에 따라 내부 개혁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 LH 임원 4명의 사표를 전격적으로 수리하면서 경영 공백도 따르고 있지만 이번 주 중으로 LH 반카르텔 본부를 출범시킬 방침이다. 이 사장은 지난 1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지난 9개월 동안 내부적 자력에 의해 쇄신하려 했지만, 내부의 자력만으로는 이 조직의 쇄신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실공사 업체와 직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 의뢰,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담합 및 전관 카르텔에 대한 전방위 조사, 감사원의 공익 감사 청구 등 3개 외부 기관에 의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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