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늘고 판매증가율 급감… 전기차 질주 ‘멈칫’

장병철 기자 2023. 8.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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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로 간주되고 있는 '전기차' 수요가 한풀 꺾일 조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는 20% 이하로 떨어지고 글로벌 판매 증가 속도 역시 40%를 밑돌기 시작했다"며 "신제품을 빨리 구매하려는 '얼리어답터' 대부분이 이미 전기차를 구매했고 아직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한 부분도 성장세 둔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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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보조금 축소·고금리 영향
글로벌 판매증가율 41%로 ‘뚝’
美 재고량은 전년비 4배 많아
현대·기아차 생산량 조절 전망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대세로 간주되고 있는 ‘전기차’ 수요가 한풀 꺾일 조짐이다. 각국의 보조금 축소와 고금리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화 체제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업체들은 생산 물량을 조절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지난해 상반기 307만9746대와 견줘 41.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성장세는 크게 둔화했다. 지난 2021년 115.5%였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61.2%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50%대 아래로 떨어지며 둔화 기조를 이어갔다.

판매 증가율이 꺾이면서 재고도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는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전기차 재고를 9만2000대로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견줘 4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6월 전기차 재고가 92일치에 이르렀다. 과잉 재고 현상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도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각각 33만 대, 26만 대의 전기차 판매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7월까지 누적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현대차가 16만8000대, 기아가 11만6000대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감산 등을 통해 생산물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최근 전기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복수의 협력사에 일시적으로 전기차 일부 차종의 부품 생산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이유는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각국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없애면서 실수요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 영국은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부터 완전히 폐지했다. 한국과 독일 등 다른 주요 국가들도 기존에 제공하던 각종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판매 증가 속도는 20% 이하로 떨어지고 글로벌 판매 증가 속도 역시 40%를 밑돌기 시작했다”며 “신제품을 빨리 구매하려는 ‘얼리어답터’ 대부분이 이미 전기차를 구매했고 아직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한 부분도 성장세 둔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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