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의 유커” 중국 관광객 소비 ETF, 6년 만에 날았다

서종갑 기자 2023. 8. 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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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카지노 대거 담은 ETF, 수익률 고공행진
10일 이후 ETF 수익률 1~5위, 中 소비·여행 관련 ETF
유커 한국 입국 허용 소식에 거래대금도 급증
지난 11일 관광객 등이 서울 명동 거리를 이동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민의 한국 단체여행을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여행업계를 비롯해 항공, 호텔, 면세 업계 등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입 기대감 확대로 중국 소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모처럼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6년 만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조치를 철회하며 그간 소외됐던 국내 화장품 및 여행레저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주가 흐름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중장기 주가 향방은 실적 개선에 달린 만큼 매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의 단체 관광 허용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부터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 전체 ETF 수익률 1~5위는 중국 소비 및 한류 수혜 ETF가 휩쓸었다. ‘TIGER 여행레저 ETF’가 15.64%로 1위를 기록 중이고 ‘TIGER 화장품’(15.47%), ‘VITA MZ소비액티브’(11.04%), ‘TIGER 중국소비테마’(10.07%), ‘ACE Fn성장소비주도주’(6.88%)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10일부터 3영업일째 하락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거래 대금도 크게 늘었다. 한류 ETF 중 순자산총액이 1764억 원(11일 기준)으로 가장 큰 TIGER 여행레저 ETF의 지난 9일 거래대금은 7억 5810만 원에 불과했지만 유커의 한국 입국이 허용됐다는 소식이 들려온 10일에는 272억 7405만 원으로 36배 급증했다. 다만 이튿날인 11일에는 90억 9474만 원으로 전날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TIGER 중국소비테마 ETF의 9일 거래대금은 2억 8065만 원에서 이튿날 124억 2102만원으로 44배 이상 급증했고 11일에도 154억 8119만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TIGER 화장품 ETF도 9일 거래대금은 20억 4745만 원에서 10일 174억 6932만 원으로 9배 가량 증가했다. 해당 ETF들은 중국 내수와 강하게 연동되는 상품 특성상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계속된 지난 6년간 수익률과 거래대금 모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가 발표한 ‘해외 단체 여행 허용국 3차 명단’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단체여행 허용 국가는 종전 60개에서 138개로 완전 정상화 단계라는 평가다.

이들 ETF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에 영향을 크게 받는 면세점과 카지노, 항공, 여행, 화장품 업종을 담고 있다. TIGER 화장품 ETF의 경우 코스맥스(12.18%), 아모레퍼시픽(10.59%), 아모레G(10.30%), 한국콜마(10.10%) 등을 담고 있고, TIGER 여행레저 ETF는 호텔신라(11.23%), 파라다이스(10.17%), 대한항공(9.28%), 강원랜드(9.10%), 아시아나항공(8.18%) 등이 구성종목 상위에 올라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커 유입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종목과 이들을 담은 ETF의 단기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광객 수요가 높은 카지노와 일부 화장품 종목은 장 중 20% 넘게 오르면서 빠른 주가 반응을 보였다”며 “강한 매수세가 몰릴 경우 숏 커버링(공매도 상환을 위한 매수) 성격의 매수가 추가 유입되며 주가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여행 성수기가 도래하고 공항과 여행 플랫폼, 음식료, 외식, 박스오피스의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소비주에 다시 한 번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장기적인 주가의 향방은 개별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속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 매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메리트가 여전한 상황이라 중국 소비주, 내수주의 추가 상승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소비관련주의 실적 전망이 불안정하고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펀더멘털 동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 소비주들의 상승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물지표 결과를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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