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바라던 선발→맹활약' 인천 문지환, "오늘 좋은 조합이었다고 생각해요!"
[인터풋볼=박지원 기자(인천)] 매우 밝은 문지환을 볼 수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13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에서 대구FC에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인천은 9승 9무 8패(승점 36)로 7위에 도약했으며 강원FC전(1-0 승), 대전하나시티즌전(2-0 승)에 이어 홈 3연승을 달성했다. 4위 FC서울(승점 38)과는 2점 차에 불과하다.
인천은 올해 미드필더 풍년이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김도혁, 이명주, 문지환, 신진호, 음포쿠, 박현빈, 여름, 이동수까지 최소 8명이 있었다. 3-4-3 포메이션을 주로 쓰다 보니, 중원은 쿼드러플 스쿼드가 구축됐다. 경쟁이 매우 치열했고, 이에 따라 자연스레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선수가 발생했다. 현재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여름(부산 이적), 이동수(안양 임대)가 떠나면서 6인 체제로 임하고 있다.
문지환의 경우, 출전할 때마다 매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팀 사정상 선발과 벤치를 오가는 경우가 잦았다. 최근 대전하나시티즌전엔 벤치에 머물렀고 FC서울전과 전북 현대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대구전에서 간절하게 바랐던 선발 기회를 잡았다. 조성환 감독은 자주 꺼내 들지 않았던 3-5-2 대형을 들고나왔고 김도혁, 문지환, 이명주 중원 조합을 가동했다. 주효했다. 인천은 전반에 3-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는데, 스코어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압도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문지환은 3백 앞을 안전하게 보호했을뿐더러 90.9%의 정확도 높은 패스로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더불어 대구의 삼각편대 에드가, 세징야, 고재현을 슈팅 1개로 틀어막았다. 3미들은 대성공이었고, 문지환의 존재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지환은 심지어 득점까지 올렸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32분, 이명주가 코너킥을 처리했고 약속된 세트피스가 진행됐다. 페널티 박스 뒤쪽으로 올린 것을 문지환이 쇄도하면서 헤더 슈팅으로 이어갔다. 공은 홍철 몸을 맞고 굴절되며 들어갔다. 그야말로 만점 활약상이었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문지환을 만났다. 먼저 문지환은 "저희가 (최근) 전북 2연전을 준비하고 갔다. 그런데 (FA컵) 경기를 못 하고 와서 아쉬움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안도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팬들께서 비를 많이 맞으면서 응원해주셨는데, (리그에서 패배해서) 선수단 전체가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오늘 홈에서 많은 팬들께서 와주셨고,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지환은 인천에 대한 애정이 크다. 지난 대전과의 홈경기에서 출전이 불발되자 매우 아쉬워했다. 열정적인 팬들 앞에서 뛰고 싶은 건 어떤 선수나 마찬가질 것이다. 이에 인천 팬들은 해당 모습에 크게 걱정했다. 문지환은 이와 관련해서 "저희 부모님보다 많이 걱정해주셨다. 큰일은 아닌데, 그래도 그만큼 걱정해주시는 걸 보면서 '제가 이 팀에서 나름 열심히 잘하고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출전을 못 하면) 아쉽긴 하다. 매 경기 나서고 싶은 것은 오늘 경기에 출전한 선수뿐만 아니라 B팀에서 훈련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감독님의 권한이기에 충분히 존중하고 그 안에 배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안심시켰다.
대구전에서 3미들이 가동됐고, 해당 조합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그러자 "물론 미드필더가 많이 뛰면 제가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서 좋지만, 그러면 또 다른 포지션에서 분명히 못 뛰는 선수가 생긴다. 개인적으로 오늘 좋은 조합이었다고 생각하고, 대구 상대로 좋은 포메이션을 가져가서 우위를 점했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준비한 게 잘 맞아떨어졌다"라며 흐뭇하게 답변했다.
문지환은 전반에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부상을 입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이에 "태어나서 근육 부상이 처음이다. 부상인지 아닌지 애매했고, (개인적으로) 너무 놀랐다. 운이 좋게도 저희가 3-0으로 이기고 있었다. 무리하면 남은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 많이 됐다. 그래서 조절했고, 감독님께서도 배려해주셨다. 의학적 소견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제가 느끼기로는 충분히 잘 쉬면은 다음 경기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인천은 이제 중요한 3연전에 돌입한다. 18일 광주FC, 22일 ACL 플레이오프(상대 미정), 25일 수원FC 일정이다. 문지환은 "올해 광주를 상대로 승리가 없다. 그 부분은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한다. 광주라는 팀이 K리그에서 좋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해봐도 너무 어렵다. 이정효 감독님이 제가 성남에 있을 때 수석코치셔서 많이 배웠다. 3번 모두 못 이긴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잘 준비해서 광주에 승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ACL까지 3연승은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하고 있다. 먼저 다가올 광주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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