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K-팝 공연 ‘옥에 티’[뉴스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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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과 반대, 응원과 걱정 속에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 라이브'가 열렸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폐영식과 함께 개최된 마지막 공식 행사다.
폐영식에 참가한 140여 개국 4만여 대원은 그라운드부터 4층까지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뉴진스, 아이브, 있지, NCT드림 등 세계적인 K-팝 아이돌 그룹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했다.
그것은 정말로 다행이지만, 과연 잼버리 폐영식을 대규모 K-팝 콘서트로 꾸린 것이 최선이었나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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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과 반대, 응원과 걱정 속에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슈퍼 라이브’가 열렸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폐영식과 함께 개최된 마지막 공식 행사다. 개막 초부터 야영지 시설 미흡 등 준비 부족·부실 운영이 도마에 올랐고, 폭염으로 온열환자 발생, 태풍까지 겹치며 좌초 위기를 겪은 잼버리인지라, 모든 시선과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 콘서트에 쏠렸다.
현장은 뜨거웠다. 폐영식에 참가한 140여 개국 4만여 대원은 그라운드부터 4층까지 경기장을 가득 메웠고, 뉴진스, 아이브, 있지, NCT드림 등 세계적인 K-팝 아이돌 그룹이 등장할 때마다 환호했다. 몇몇 곡에선 ‘떼창’이 나왔고, 일부 그룹이 스카우트 단복을 입고 나오거나 능숙한 영어로 말을 건넬 때 더욱 호응했다. 공연 중간 잠시 부슬비가 내리기도 했으나, 진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고 우려했던 안전사고도 없었다. 생중계는 최고 시청률 20%를 넘겼고, 유튜브 누적 조회 수도 90만을 넘겼다고 한다. 영상에 비친 대원들은 즐거워 보였고, 콘서트를 진심으로 만끽하는 듯했다. 폐영식 후 외신들도 “수많은 기관이 발 벗고 나섰다”면서 “시작은 미흡했으나 점차 나아졌다”고 평했다.
말 그대로다. 시작은 부실했으나 결과적으로 끝은 좋았고, 그러니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 씁쓸하고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의 잼버리를 K-팝이 구했다’는 상찬이 쏟아지는데, 이 콘서트의 시작과 과정을 상기할수록 그렇다. 일부 출연자는 스케줄을 조정해 참여해야 했고, 야외무대는 태풍이 오는 위험천만한 와중에 설치됐다. 여기에, 우중 리허설까지. 어떠한 역경도 이겨낸다는 ‘스카우트 정신’이 엉뚱한 곳에서 발현된 형국이다. 말 그대로 ‘역경을 이기고’ 콘서트는 무사히 끝났다. 그것은 정말로 다행이지만, 과연 잼버리 폐영식을 대규모 K-팝 콘서트로 꾸린 것이 최선이었나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민·관의 역량을 총동원해가면서 19개 팀을 한자리에 모으고, “자발적 증정”이라며 수억 원에 이르는 캐릭터 상품과 포토 카드를 4만여 대원들에게 제공했다. 대원들이 이를 전심으로 즐긴 것과는 별개로, 대응 방식이 다소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스카우트 활동은 캠프 생활이 기본이다. 이번 잼버리에서는 야영지 철수라는 본령 위배가 일어났다. 그러니 마지막에라도 좀 더 본질에 집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10대인 스카우트 대원들은 K-컬처에 익숙하고 특히 K-팝에 열광하는 세대들이지만, 이들의 한국에서의 마지막이 반드시 K-팝일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잼버리 아니던가. 폐영식은 대원들이 중심이 된, 자율적인 축제의 장만으로도 충분했을 수 있다. 이날 콘서트 중 자유롭게 잼버리 구호를 외치고, 파도타기를 하는 등 그 순간을 즐기는 대원들을 봤다면 누구도 이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K-팝 슈퍼 라이브’의 성공에는 아마도 대원들이 한국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갔으면 하는 순전한 바람이 바탕이 됐을 것이다. 다만, 이 ‘좋은 기억’이란, 혹시 ‘어른’들을 위한 것이 아닐까 한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다른 상상력은 거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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