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버스’ PD “밉상 된 노홍철, 미워해도 좋다더라” [EN:인터뷰③]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이시영,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 덱스 등 총 10명의 출연진은 생존을 위한 여러 과제(퀘스트)를 거쳐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상황만 주어지고 대본이 없이 진행되는 예능인 만큼 출연진에게도 어떠한 연기나 캐릭터를 주문하지 않았다. 출연진 각자가 스스로 설정한 캐릭터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제작진이 의도한 부분은 없다는 것.
"실제로 촬영했을 때 제작진의 예상과 가장 다른 모습을 보여준 인물"을 묻자 두 사람은 딘딘과 꽈추형을 뽑았다.
박진경CP는 "그들에게 어떤 캐릭터를 주문한 적이 없고 그들의 모습이 그대로 나오는걸 원했다. 캐릭터 연기 자체가 가짜라 볼 수 있으니까. 물론 예능이라 생각하니 스스로들 어느 정도 과장했겠지만 자신의 성격이 드러나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꽈추형에 대해 문상돈PD는 "첫 회 공개된 날 다같이 모여서 보는 시간이 있었다. 꽈추형이 3회 마지막에 박나래를 구하려고 뛰어간다. 꽈추형에게 '왜 그랬냐. 멋있게 나와서 고마웠다'고 했는데 꽈추형이 '우리 미팅 때 나래가 다리를 다쳤으니까 버리고 튀면 되겠다고, 나래가 있으니까 나는 살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하더라. 어차피 살아남는 쇼라 생각하면 그래야지 했는데 막상 박나래가 물리는걸 보니까 안 도와줄 수 없어서 아무 생각 없이 뛰어들어갔다 했다. 그 전까지 꽈추형은 컨트롤 타워에서 말만 하고 있어서 밉상이 깔려있는 상태였는데 정작 위기가 되니까 뛰어들어가더라. 의외였다. 급하니까 본인 모습이 나온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박진경CP는 "덱스도 반절은 기대했던 모습, 반절은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촬영이 지난 가을에서 초겨울에 진행돼서 그땐 덱스가 누군지 다른 출연진은 잘 몰랐다. '솔로지옥' 메기남이 되기 전이었다. 처음엔 좀비들 사이를 헤쳐가고 차에도 올라가고 우리가 기대한 역할을 수행해줬다. 그런데 나중에 입이 풀리면서 이시영과 콤비가 돼 감자총을 쏘며 이야기 하면서 의외의 모습을 봤다"고 회상했다.
박진경CP는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신선한 경험을 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놨다고 생각해서 그걸 잘 받아들여주시면 더할나위 없이 감사할 것 같다. 출연했던 10명 모두 진짜 우리가 바라던 역할을 너무 잘 해줬다. 드라마인가 실제인가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 '노홍철 진짜 너무 꼴보기 싫다, 박나래 민폐인데 왜 출연했어? 츠키는 왜 소리만 지르고 있어?' 그런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극한의 모습으로 누굴 욕먹이면서 즐기는 리얼리티가 아니라 코미디 버라이어티라 생각해서 만든거다. 노홍철의 짜증나는 모습을 보셔도 '진짜 짜증나네' 웃으면서 넘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홍철은 '좀비버스'에서 가장 밉상 캐릭터로 활약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노홍철이 방송 보고 무슨 말 안 했냐"고 묻자 박진경CP는 "노홍철은 실제로 '무한도전' 때 괴한의 습격을 당한 적이 있다. 그때도 웃으면서 상대를 대했는데 그게 진짜 자기 성격이다. 며칠 전에 통화하면서 '노홍철씨 밉상이란 말이 너무 많더라' 했더니 '난 너무 좋아' 하더라. 자기 캐릭터를 충분히 보여줬다 생각하는지 미워하는걸 좋아한다고 말은 하더라"고 전했다.
시즌2에 대해 묻자 빅진경CP는 "마지막을 시즌2가 안나오면 안되는 엔딩을 만들어놓긴 했다. 지금은 좀비가 나타나지 3일 째 되는 때의 이야기를 다뤘다. 중간에 좀비라는 것도 파악을 못해 폭동, 소요사태로 표현했는데 몇 달, 1년이 지나면 '좀비였구나'를 알 수 있고 치료제도 나올 수 있고 '디스트릭트9' 같은 구역 설정이 나올 수도 있다. 1년 후로 끝내놔서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확실한 좀비 세계관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치료제가 나와서 반쯤 돌아온 모습으로 나올수도 있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추이를 좀 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가 '두니아'를 통해 배운게 있듯 이번 걸 통해서도 여러 피드백으로 배우고 있다. 솔직히 이번에 촬영이 너무 아쉽다. 내가 하려던걸 최대한 하지는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때가 극한의 상황이긴 했다. 공통적으로 출연진이 말하는게 너무 추웠고 몸이 덜 풀린 것도 있다는 거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한 결과가 담겼는데 더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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