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으로 마약 유통·투약한 312명 검거···판매자 등 10명 구속

매수·투약자 일부는 대마 재배 관여도
경찰, 마약·범죄수익 1억5천만원 압수

다크웹과 해외메신저에서 가상자산을 통해 마약류를 불법으로 유통하고 투약한 31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단(총경 안동현)은 마약류 매매·투약사범 총 312명(판매 10명·투약자 30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이중 판매자 A씨 등 판매자 9명과 매수자 1명은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코카인, 대마, MDMA, LSD, 케타민, DMT, 사일로신 등 8종의 마약류 1.2kg과 가상자산·현금 등 범죄수익 약 1억 5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판매자 A, B씨 등 6명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해외와 국내에서 매수하거나, 밀반입 한 마약류를 다크웹과 해외메신저에서 구매자를 모집한 뒤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매매대금을 가상자산으로 받은 후 비대면으로 마약을 전달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마약을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의 상선인 C씨 등 4명은 인천 또는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며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A씨 등에게 대마와 필로폰을 팔았다.

이번에 검거된 주요 판매자 6명 중 5명은 마약 범죄경력이 없고, 1명은 대마 흡연으로 한 차례 벌금형을 처분받은 범죄경력만 있다.

판매자 대부분은 인터넷 쇼핑몰이나 식당 운영자, 주류 도매업체 근무자, 음식 배달 기사 등 평범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투약자였다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판매자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였던 A씨(29) 등 2명은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유럽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다크웹을 통해 마약류를 매수한 후 국내에 직접 가져왔다. 총 2차례에 걸쳐 코카인 등 4종 이상의 마약류를 밀반입했는데, 이 마약들을 다크웹을 통해 국내에 유통했다. A씨의 주거지에서는 국내에서 흔히 유통되지 않는 DMT, 사일로신 등의 마약류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다른 판매자인 식당 운영자였던 B씨(29) 등 4명은 2020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다크웹 또는 해외메신저 채널을 통해 C씨(51)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필로폰, 대마 등 마약류를 판매했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범행을 시작했지만 모두 범행 시작 후 단기간에 검거됐고 범죄수익마저 환수돼 기대한 이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게 마약을 매수해 수도권 일대 주거지와 숙박업소 등에서 투약한 사람은 302명이 검거됐는데, 이들 중 일부는 대마 재배에 관여하기도 했고 취득한 마약류를 주변에 판매하기도 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D씨(40)는 대마 매수자로 수사를 받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공연히 대마의 합법화를 주장하는 글을 게시하고, 허가받은 대마 재배지 운영자에게 대마 재배에 도움을 준다고 접근 후 자녀의 치료에 필요하다며 대마초를 무상으로 수수한 후 흡연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음향 기사 E씨(23)는 대마를 구매해 흡연해오다 해외메신저를 통해 구매한 대마를 총 12회에 걸쳐 지인들에게 판매했다.

경찰은 “마약범죄에서 판매자와 매수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마약범죄가 심각해졌지만 대마 합법화 주장, 대마 컨셉 카페나 주점 등 마약에 대한 대중의 경계심을 낮추는 행위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마약사범일 수 있고, 한 번 마약을 접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중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의심되는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