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부채 확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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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새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 증가분 대부분이 50년 만기 주담대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부채 확대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은행권 전체 주담대 잔액이 800조원을 넘긴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50년 만기 주담대의 비중은 크지 않다.
비슷한 시기에 4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1조원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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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낮아져 추가 대출 가능
은행, 나이제한 등 개선안 논의
한 달새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 증가분 대부분이 50년 만기 주담대인 것으로 분석되면서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부채 확대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주거 사다리’ 마련 차원이라는 도입 의도와는 달리, ‘영끌족’의 무리한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우회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50년 만기 상품에 대해 나이 제한을 두는 등 개선 방안 논의에 나섰다.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한 달 만에 ‘1조3000억원’ 흥행 몰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4곳(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1조28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들이 모두 지난달 처음으로 50년 만기 상품을 내놓은 것을 고려하면, 약 한 달 만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돈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통해 풀린 셈이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5일 50년 만기 주담대를 도입하며,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이어 7일 하나은행, 14일 국민은행, 26일 신한은행 등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도입했다. 우리은행 또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전체 주담대 잔액이 800조원을 넘긴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50년 만기 주담대의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512조8875억원)이 전월 말과 비교해 1조4868억원(0.28%)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비슷한 시기에 4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1조원이 넘었다. 사실상 최근 늘어난 주담대 부분이 50년 만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대출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총원리금 규모가 커지는 데도 불구하고 50년 만기 주담대가 흥행하고 있는 주요인은 DSR 규제에 있다. 현재 은행 대출에 적용되는 DSR 규제는 40%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고객이 연간 은행에 내는 원리금은 연 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만기를 늘려 연 상환액이 줄어들면, DSR이 낮아져 추가 대출이 가능해진다. 은행이 같은 소비자에 더 큰 규모의 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연 5000만원의 소득을 벌고 기존 대출이 없는 소비자가 4%의 이자로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 주담대를 실행할 시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은 약 3억4900만원 정도다. 그런데 같은 조건으로 50년 만기의 주담대를 실행할 시 대출 가능 금액은 4억3100만원으로 늘어난다.
▶DSR 우회로 ‘영끌족’ 자극 우려...금융당국도 실태조사 나서= 문제는 주거 사다리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오히려 가계대출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상품은 미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젊은 층에 매력적이다. 하지만 ‘영끌족’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피할 수 없다. 월 납부 원리금을 줄이면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DSR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무리한 대출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OECD 가입국 중 1위다. 심지어 고금리 추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가계부채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증가했다. 특히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주담대가 한 달 만에 6조원가량 늘어나며 확대를 견인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 또한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실태조사에 나섰다. 해당 상품에 대해 ‘나이 제한’을 두는 방침도 논의되고 있다. 실제로 50년을 상환할 계획이 없으면서도, DSR 우회 수단으로의 활용을 막기 위해서다. 현재 주요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나 대출 규제를 고려했을 때 워낙 내 집 마련의 문턱이 높다 보니, 청년 ‘주거 사다리’ 지원방안 중 하나로 추진된 상품”이라면서도 “출시 당시부터 가계부채를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취지에 적합한 활용을 위한 제도 개선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제한이 도입된다 하더라도, 결국 청년층의 부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은 이어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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