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의 첫 로코 도전…‘달짝지근해:7510’[리뷰]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밀수 대작전(<밀수>), 대지진으로 붕괴된 서울(<콘크리트 유토피아>), 우주 탐사(<더 문>)…. 화려한 스케일을 앞세운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들 틈에서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개봉한다.
15일 개봉하는 <달짝지근해:7510>은 제과회사에서 일하는 치호(유해진)와 대출 상담사인 일영(김희선) 간의 로맨스를 그린다.
제과 연구원인 치호의 생활은 맛으로 치면 ‘무맛’이다. 그는 스스로 정한 규칙 안에서만 살아간다. 출근 준비를 빨리 마쳤어도 정확히 정해진 시각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집을 나선다. 점심은 밥 대신 자신이 개발한 과자를 가루 소스에 찍어먹는다. 사회성도 부족하다.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피해를 보기 일쑤다. 상대방의 의중을 잘 파악하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치호의 일상은 형 석호(차인표)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러 간 은행에서 대출 상담사 일영(김희선)을 만나며 갑자기 새콤달콤해진다. 혼자 10대 딸을 키우는 일영은 치호에게 한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다가선다. 사람과 어울리는 데 서툰 치호도 일영의 다정함에 서서히 마음을 연다. 치호의 ‘망나니’ 형과 엄마의 연애가 못마땅한 일영의 딸이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유해진이 주연을 맡은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완득이> <증인>의 이한 감독이 연출했다. 이 감독은 “삶의 희로애락을 잘 표현하는 것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유해진 배우는 감정의 밸런스가 굉장히 깊고 훌륭하다”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 <극한 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과거에 쓴 각본을 이한 감독이 각색했다.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사 곳곳에서 이병헌 감독 특유의 ‘티키타카’가 녹아있다. 치호와 일영 간 사랑을 돕는 진선규, 한선화의 코믹 연기도 재미 포인트다. 제목의 ‘7510’은 ‘치호’와 ‘일영’을 뜻한다.
유쾌한 영화를 표방하지만 중간중간 불편한 장면들이 있다. 일영은 고객에게 다짜고짜 ‘XX년’이라는 욕설을 듣고도 당황하지 않고 밝게 웃으며 응대한다. 캐릭터의 ‘초긍정 마인드’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지만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치호와 일영이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로맨틱한 장면에서 갑작스럽게 “아이는 낳는 거지 지우는 게 아니잖아요” “그렇죠, (그건) 살생”이라는 대사가 나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기도 한다.
정우성과 임시완, 고아성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이한 감독의 4년 만의 컴백작이다. 전작에 비해 가볍게 볼 수 있다. 러닝타임 118분.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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