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미래를 차지(charge)하는 이차전지
정부가 발표한 전략기술 가운데 지면에서 가장 많이 다뤄진 분야가 이차전지일 것이다.
초격차 R&D(연구·개발) 분야에 해당하는 이차전지는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기술·정책·환경적 이슈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국가전략기술로 전·후방 파급력이 큰 우리 경제 버팀목 기술군이며, 향후 IT 융·복합 추세와 함께 시장이 급성장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초격차 R&D 분야는 기술경쟁력이 우위에 있으나 주요국들의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협력을 기반으로 우위를 선점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분야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의 시장잠재력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전문기관들이 앞다퉈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를 요약하자면, 이차전지는 향후 1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수년내 1500억~19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종류에 상관없이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NCM 계열이나 LFP 계열 등의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에 대한 재확인보다는 변화하는 이슈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한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EU의 핵심 원자재(이하 CRMA) 제안, 차세대 기술의 동향 혹은 LFP 계열의 비중이 증가하는 의미와 이에 대한 영향은 무엇인지,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CRMA는 내용에 있어 지리적 배타성은 비교적 낮으나 2030년까지 전략적 원자재를 EU(유럽연합) 역내에서 15% 재활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유럽에 설비를 보유하거나 예정인 재활용 관련 기업들에 유리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 특정 원재료에 대한 획득비용과 의존도 절감 차원에서도 공급망 다변화와 재활용에 대한 고민도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분야가 사용후 배터리시장이다. 물론 올해 상반기 원자재 가격의 변동이나 경제성 확보 여부와 맞물려 사용후 배터리시장의 성장세가 예측치 혹은 기관의 예측시점과 달라질 수는 있어도 CRMA의 영향과 더불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공유하는 한, 주목받을 분야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2년 관세품목개정안을 통해 사용후 배터리와 관련한 항목을 신설했는데 이는 관련 시장의 성장과 교역을 위한 대비로 해석된다.
기술적 측면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들의 R&D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R&D투자전략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지난해까지의 5년간 국가별 논문의 발표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중국이 모든 기술군 분야에 있어서 양적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그 뒤를 미국과 한국 독일 일본이 따르고 있어서 중국 내 R&D 활동이 활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주요 국가별 논문의 평균 피인용 수를 비교한 결과, 기술군별로는 상이한 결과를 나타냈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등의 서방국가의 순위가 중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미국, 호주, 영국, 캐나다 논문의 평균 피인용 값이 중국 논문의 평균 피인용 값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피인용 수가 높았는데 이는 양적으로는 중국의 연구 결과물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연구의 영향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특허 건수 기준 상위 10개국의 등록 특허와 출원 특허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출원과 등록 공히 상위권에 속해 있는데 우리나라 이차전지 분야의 특허 활동이 주로 기업 중심인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논문 영향력을 보면 건수 측면에서는 3위이나 평균 피인용 측면에서 안전 관련 기술군을 제외한 소재, 제조 공정, 분석 측정, 사용후 배터리 등의 나머지 기술군은 상대적으로 낮아 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모든 역량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동 분야는 아직까지 단독 개발 유형의 비중이 많은 분야인데 어떻게 적시에 인력을 확보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더불어 기초원천, 차세대 분야의 연구도 아직은 연구·개발 초기 단계이나 지속적인 투자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는 관계 부처 협동 자료를 통해 이차전지와 관련한 R&D 전략을 발표하고,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030년까지 국가전략기술을 둘러싼 기술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산·학·연·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차세대 이차전지 민·관 협의체를 출범한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미래를 차지(charge)하는 힘’으로서 이차전지 산업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배터리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차세대 먹거리로서의 시장의 열린 기회와 주요국들과의 패권경쟁이 치열한 시점에 국가적 차원의 전사적 노력이 이차전지 완제품뿐만 아니라 소재, 제조 공정 장비, 분석 측정 관리, 안전 관련, 사용후 배터리 분야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강건한 생태계 조성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김은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데이터분석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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