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대표한 페미니스트 지성, 미켈라 무르자 별세[플랫]

플랫팀 기자 2023. 8. 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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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지식인 미켈라 무르자가 10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51세.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무르자가 몇 달 전 신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끝에 이날 로마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미켈라 무르시아가 2012년 5월 1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토리노 국제 도서전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1972년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카브라스에서 태어난 무르자는 신학을 공부한 뒤 종교 교사로 재직했다. 이후 그는 상점 점원, 세무 직원, 야간경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다.

무르자는 2006년 텔레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첫 소설 <세상은 알아야 한다>를 출간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콜센터 노동자의 현실을 묘사한 이 작품은 연극과 영화로도 제작됐다.

안락사를 둘러싼 삶과 죽음의 양면성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아카바도라>로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문학상 ‘캄피엘로상’과 ‘몬델로 국제 문학상’을 받았다.

2011년 가톨릭적 맥락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담은 <아베 마리아, 교회가 여성을 만들었다>를 2013년에는 이탈리아의 여성 폭력을 다룬 <사랑해서 죽였다고, 헛소리!>를 출간했다.

2018년에는 민주주의가 파시즘으로 변질되는 과정과 파시즘의 위험성을 경고한 <파시스트가 되는 법>을 펴냈다. 이 책은 국수주의, 소수자 혐오 등 세계 각지에서 부상하고 있는 포퓰리즘과 극우운동을 풍자적으로 묘사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10여 개국에 번역됐다.

무르자는 페미니스트이자 자유주의 가치의 옹호자로서 신문 기고와 방송 활동 등을 통해 성 평등, 반파시즘 운동에 앞장서며 현존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지성인으로 평가받았다.

앞서 그는 지난달 배우 겸 감독인 로렌초 테렌치와 결혼했다. 무르자의 장례식은 12일 오후 3시30분 로마 포폴로 광장 교회에서 치러졌다.

▼ 이진주 기자 jinju@khan.kr

플랫팀 기자 areumlee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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