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간 해경청장 등 주요 보직자 메일 훔쳐본 해경 간부 '실형'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9개월간 해양경찰청장, 감찰계장, 수사국장 등의 메신저와 전자메일에 무단 접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해경 간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판사 안희길)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해경 간부 A(36)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소속으로 근무하던 2021년 2월23일부터 같은해 11월2일까지 사무실 내 업무용 PC로 해경청장 등 공무원 51명의 메신저 및 전자메일에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951차례 침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A씨는 감찰사항에 관한 메일 등을 무단 열람했을 뿐만 아니라 감찰계장의 전자메일에 300차례 이상 무단 접속해 감찰계장이 수신한 대부분의 메일을 열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해경 내부의 소문이나 사고, 사건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공무원들의 전자메일에도 무단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씨는 해경청장 등의 메신저 아이디를 확보한 뒤, 이들이 메신저 초기 비밀번호 또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특정 비밀번호를 쓰고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그는 메신저의 전자메일 연동 기능을 통해 이들의 전자메일에도 무단 접속했다.

안 판사는 "범행 기간이 길고 그 횟수가 951회로 상당하다"면서 "범행에 이용된 컴퓨터를 직접 포맷한 점을 종합하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며 "전자메일 등의 무단침입을 당한 공무원 중 상당수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rub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