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70→6.35→0’ 시련은 KIA 20세 라이징스타를 단단하게…144G 마라톤의 이해[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조금 제구가 왔다 갔다 한다.”
KIA 라이징스타 최지민(20)은 전반기와 후반기가 확연히 다르다. 전반기 37경기서 3승2패3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1.70이었다.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를 거치며 투구밸런스를 잡았다. 그 결과 140km대 패스트볼을 149~150km까지 올렸다.
최지민의 올 시즌 투구를 쭉 지켜보면, 우타자 상대 과감한 몸쪽 승부가 가장 돋보인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모두 과감하게 꽂으면서, 자연스럽게 바깥쪽 체인지업의 위력도 끌어올렸다. 그렇게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강속구 좌완 셋업맨으로 거듭났다.
그런데 2년차 최지민이 1군 풀타임을 올해 처음으로 경험한다. 144경기를 안정적으로 보내는 노하우가 당연히 없다. 전반기에 좋았던 페이스가 후반기에 다소 꺾였다. 여름 들어 잦은 등판으로 체력도 떨어지고, 패스트볼 구속도 조금 떨어졌다.
후반기 8경기서 1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6.35다.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확 올라갔지만 심각한 부진은 아니다. 8경기서 5.2이닝 8피안타 2탈삼진 6사사구 4실점. 선발투수가 찍은 한 경기 성적이라고 가정하면, 나쁜 결과는 아니다. 7월과 8월 평균자책점을 비교해도 6.14와 제로다. 8월에 5경기서 4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김종국 감독은 13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지민이가 조금 제구가 왔다 갔다 한다. 최근에는 등판 간격이 길어져서 감각 문제일 수도 있다”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광주 롯데전부터 1~3일 포항 삼성전서 3연투하는 등 5일간 4경기에 나서며 다소 무리를 했다. 이후에는 휴식도 가졌고, 우천취소 경기에, 등판 상황이 맞지 않으면서 3경기에 나갔다.
체력이 조금 떨어지면서 릴리스포인트나 투구밸런스가 미묘하게 흔들렸을 수 있다. 김 감독도 “지민이도 지금은 힘으로 던지는 스타일이고, 피로가 누적된 측면은 있다”라고 했다. 경기운영, 풀타임 요령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오랜 선발투수 경험으로 효율적인 투구, 에너지 관리가 돋보이는 사이드암 임기영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지민은 올 시즌 48이닝 동안 788개의 공(이닝당 16.4개)을 던졌지만, 임기영은 올 시즌 순수 구원투수 최다 61.1이닝을 던졌음에도 913개의 공(14.9개)만 던졌다. 임기영은 올 시즌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다.
최지민도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압도적인 투구를 하지만, 타자의 타이밍을 확실히 뺏고 범타를 유도할 구종이 있으면 더 좋다. 아무래도 슬라이더는 패스트볼 타이밍에 공략 가능한 구종이라서, 최지민으로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최지민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중이 90%에 이르고, 체인지업을 간혹 구사한다.
최지민에겐 배움의 시즌이다. 올해 KIA 불펜의 확실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고, 9월 말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도 나간다. 올 시즌의 배움과 경험이 내년을 위한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 매 경기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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