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거 맞어?”…숨진 교사 장례식 와서 실랑이 벌인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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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교사의 장례식에 일부 학부모가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찾아와 유족 측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 측이 MBC에 제공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당시 유족은 장례식장에 온 A 씨에게 "여기 서 있는 시간도 상당히 길었는데 들어오세요"라고 했고 A 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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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교사의 장례식에 일부 학부모가 ‘죽은 게 맞는지 직접 확인하겠다’고 찾아와 유족 측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3일 MBC 보도에 따르면, 고(故) 이영승 교사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해당 연락들은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 씨가 한 것이었다.
A 씨는 이 교사의 회신이 없자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와 소란을 피웠다. 이 교사의 동료 교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A 씨에게)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고 말씀드려도 안 믿으셨다. 굉장히 난폭하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A 씨는 이 교사의 장례식장까지 찾아가 유족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또 따로 조문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이 MBC에 제공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당시 유족은 장례식장에 온 A 씨에게 “여기 서 있는 시간도 상당히 길었는데 들어오세요”라고 했고 A 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유족 측은 A 씨에게 방명록 작성을 요구했지만, A 씨는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유족은 이에 “어머니, 남의 장례식장이 놀이터예요?”라고 물었고 A 씨는 “저한테 화내시는 (거냐)”며 “저 아세요?”라고 되물었다.
유족 측은 “저 어머니 몰라요. 어머니 성함 얘기 안 해주지 않았냐. 누구 학부모인지도 얘기 안 해주지 않았느냐”고 말하며 흐느꼈다. 이에 A 씨는 “제가 못 올 데를 왔나 봐요. 그렇죠?”라고 말한 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돌아갔다.
이 교사는 또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까지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또 다른 학부모의 민원을 해결해야 했다.
이외에도 부임 첫해인 2016년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사건과 관련해 학생의 학부모로부터 3년이 넘는 기간을 배상 요구에 시달렸다.
해당 학생 측 부모는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 원을 지급받았으나 교사에 계속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휴직 후 군 복무를 하던 선생님에게도 직접 해결하라고 문제를 떠넘겼다.
당시 이 교사의 나이는 25살이었고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했다. 그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결국 생을 등졌다.
경기교사노조, 경기실천교사 등 5개 교원단체는 지난 8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연대 성명서를 내고 숨진 2명의 교사에 대해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연달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사사건 실태조사 등을 요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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