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도 터졌다 …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 고조

2023. 8. 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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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 부동산 대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으며 부동산업계의 도미노 파산 가능성이 확산 중이다. 중국 경제 고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외국인 투자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중국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이 일제히 얼어붙으면서 중국발 경제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대형 부동산 기업인 비구이위안은 지난 7일 지급기한인 달러화 채권(5억달러 2건)에 대한 이자(2250만달러) 지급에 실패했다. 비구이위안의 채권 가운데 10종의 거래가 중단된다.

비구이위안은 2022년 매출 기준 2위(민영기업 1위), 매출액 640억달러, 총자산 2529억달러, 총부채 2080억달러에 달하는 부동산개발 대기업이다. 한달간의 지급유예 기간이 있어 디폴트가 선언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지속과 맞물려 유동성 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해 오는 15일 발표되는 중국의 1~7월 부동산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8%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까지 기록한 7.9% 감소에서 더 악화한 것이다. 중국은 이날 부동산과 도로 등에 대한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소매판매, 실업률 등 주요 경제지표를 일제히 발표한다.

무엇보다 주택 소비 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부동산 기업들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다주택 구매 제한 철폐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부동산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지난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년대비 33% 줄며 1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신용 위기를 피하기 위해 유동성이 필요한 개발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의 비구이위안 사옥 [로이터]

현재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난 2021년 헝다그룹의 사태에서 확산한만큼, 시장에서는 추가 디폴트 발생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에도 부동산 기업 완다그룹이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가 지분 매각으로 간신히 불을 끈 바 있다.

에드워드 모야 온다증권 분석가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비구이위안이 무너진다면, 중국 부동산 부문의 신뢰 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택판매 위축과 주요 개발업체의 추가 디폴트 위기는 경제 전반의 하방 압력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중국을 덮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경제학자들은 7월 산업생산이 전년대비 4.3% 증가하며 전월 4.4%보다 소폭 둔화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소매판매는 4.2% 증가하며 여전히 팬데믹(대유행) 이전에 기록한 8% 대 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예측됐다.

창수 블룸버그이코노믹스 경제학자는 “심화되는 부동산 침체는 여름 여행 시즌의 소비를 압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극단적인 날씨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외국 자본 투자도 크게 감소하면서 성장 동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중국 국가외화관리국을 인용해 지난 2분기 중국에서 외국 기업이 공장 건설 등에 투입한 대내 직접투자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87% 감소한 약 49억달러(6조5189억원)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1998년 이후 최저치다.

외국 자본의 대중국 직접 투자는 작년 2분기 이후 줄곧 감소세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봉쇄정책과 더불어 고조되는 미중 갈등이 대중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반간첩법 시행과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투자 제한 등도 외국 자본 투자의 추가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마음이 급해진 중국은 외자기업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외자기업에 ‘중국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한다는 방침을 담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과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외국 자본 이탈에 따른 디커플링(탈동조화) 가속화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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